울산 울주군이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매입을 추진한다. 3년째 방치되고 있는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일대는 언양읍의 중심이다. 울주군은 이 부지를 매입해 또다시 시외버스터미널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면서 주민과 함께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언양읍 구시가지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침체된 상권을 살리는 일이다. 울산의 부도심에 걸맞은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으로 깊이 있는 토론을 해야 한다.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은 1986년 1월 터미널 부지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받았고, 1989년 실시계획인가를 받아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2017년 가현산업개발이 운영난으로 터미널을 폐쇄한 뒤 줄곧 방치돼 왔다. 울산시는 언양공영주차장에 임시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하면서 터미널 이전 등을 검토했으나 2018년 1월 8개월만에 용역을 중단했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설 등과 연계한 새로운 교통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언양알프스시장과 인접한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일대는 상권이 갈수록 쇠퇴하면서 상권부활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삼남면에 위치한 KTX울산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점점 커지자 언양 남천 건너편의 언양읍 구시가지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겪고 있다. 언양알프스시장은 5일마다 장이 서기는 하지만 장이 파하고 나면 4일 동안 인적이 드물 정도로 손님이 뜸하다.

울주군이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언양읍 구시가지에는 이제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지가 이곳밖에 없기 때문이다. 군은 부지 매입을 추진하기는 하지만 어떤 사업을, 무슨 목적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공공 목적으로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수준의 논의를 진행했을 뿐이다. 그러나 행정기관 또는 기타 행정시설 부지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미 언양읍 청사를 비롯해 각종 행정기관들이 언양읍성 주변에 타운을 형성해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터미널 부지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다. 그렇지만 울산시와의 협의를 통해 용도를 변경하게 되면 꼭 행정기관으로만 사용하라는 법도 없다. 주민들은 지금 언양읍 구시가지 일대의 상권 부활을 가장 원하고 있다. 군과 주민들이 합의만 한다면 강남쪽의 KTX울산역 역세권 못지않게 강북쪽 상권도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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