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곤 온산소방서장

2015년 8월 인공위성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폭발사고가 중국 텐진항에서 발생하였다. 이 폭발로 불기둥이 100m 이상 치솟았고 이 지역은 전쟁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폐허가 되어버렸다. 출동했던 소방관 등 139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조5000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원인은 사소하게도 창고 안에 보관돼 있던 니트로셀룰로오스가 가수분해 등의 화학작용으로 열을 내면서 최초 폭발했다고 한다. 이후 추가로 질산암모늄, 시안화수소, 질산칼륨 등으로 확대해 많은 인명 피해와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가 발생되었는데, 이는 중국의 일만은 아니다. 사고 추정물질은 국내에서도 다량 취급하는 만큼 언제든 우리 주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더더욱 온도 상승으로 인한 위험물질 안전사고는 더운 여름철에 발생하기가 쉽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여름철 기상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기간이 길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접어들기도 전, 예년에 비해 폭염주의보가 일찍 발령되고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폭염은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서는 더운 날씨로 폭염이 2일 이상 지속되면 기온에 따라 폭염특보를 발령하게 된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석유화학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위험물 안전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울산은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자동차·조선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공장 등 대량 위험물 저장·취급시설이 밀집해 있어 위험물질에 대한 안전관리의 필요성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높다 할 것이다.

위험물 안전 관리법에서 규정한 위험물의 종류만 해도 63개 품명에 약 1만3000여 종에 이르며, 유해화학물질까지 포함하면 위험물질이 우리 주변에 항상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018년 10월에 발생한 고양시 저유소 휘발유 탱크 폭발화재에서 보았듯이 위험물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화재진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울산에서도 지난 2019년 8월 온산 국가산업단지에서 과산화수소 분해 과정 중 탱크압력이 상승해 위험물질이 분출되는 사고, 지난 2019년 9월 염포부두에 정박 중이던 석유제품 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SM(스티렌모노머)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몇 년간 다수의 위험물 사고로 안타까운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폭염이 지속되는 요즘이 어느 때보다도 위험물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한 울산 구현을 위하여 여름철 기온상승에 따른 위험물 안전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에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가연성 증기의 체류 가능성이 높은 위험물 저장 처리시설 내에서 무심코 정전기를 발생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위험물 저장소의 혼재기준 준수,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고온·다습한 기온에서 작업시 배출·환기설비는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방시설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또한 여름철 휴가 등으로 안전관리자 부재시 실질적인 안전관리 대리자를 지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울산소방본부도 대량위험물 사업장 소방특별조사 등 폭염기 소방안전대책 추진으로 위험물 안전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중이다.

위험물 안전사고는 사전예방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각 기업체와 관계자는 안전의식을 가다듬고 시설물 점검과 순찰 등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해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시원한 여름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윤태곤 온산소방서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