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쥘 마스네(Jules Massenet)의 오페라 ‘타이스’에 나오는 명상곡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곡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타이스 명상곡’이라 소개돼 마치 작곡가가 타이스인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타이스’는 19세기 프랑스의 작곡가 마스네가 프랑스 대문호 아나톨의 소설을 바탕으로 1894년에 작곡한 오페라이고, 그 오페라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녀 무용수의 이름이 타이스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기원전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페라 줄거리는 수도원에서 수도중인 수도사 아타나엘이 바람기 많은 타이스를 전도해 악습을 버리고 종교에 귀의해 선한 삶을 살아가게 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오히려 타이스의 매력에 빠져들어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 간다는 내용이다.

명상곡은 오페라 2막 1장과 2장 사이에 나오는 간주곡이다. 아타나엘은 사랑에 빠져버린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본래의 수도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타이스도 이 명상곡을 들으며 심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에 심오한 영향을 주는 이 곡은 125년 동안 세계 곳곳의 연주회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오페라 연주가 아니어도 누구나 한번쯤 어디선가 들어봤을 만큼 연주회용으로 자주 연주되는 곡이기도 하다.

오페라 타이스의 줄거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황진이와 서경덕의 이야기에 대비된다. 조선의 절세미인 황진이가 많은 남자들의 유혹을 받아주며 기생으로 살아가다가 학자 서경덕을 흠모해 유혹했으나 서경덕은 아름다운 여인 황진이를 여자로 대하지 않고 학자로서 인간으로 대하며 가르침만 주어 황진이가 그 인격과 가르침에 탄복해 제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비슷하다.

마스네는 프랑스 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곡가로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구노나 비제와 같은 음악사적 영향을 끼치는 작곡가 반열에 있다. 특히 마스네의 오페라 ‘마농’은 자주 연주되는 유명한 오페라에 속한다. 그의 발레음악도 자주 공연되고 있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추천음악=타이스 명상곡(Thais Meditation), 작곡 쥘 마스네(Jules Massenet), 연주 서울 시립교향악단(지휘 성시현),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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