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영일 장생포 아트스테이 문학입주작가

“두유 노 대취타?” 요즘 한류가 대세라고 말하는 케이콘텐츠 소비자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당신은 대취타를 아는가?

이제는 국악이다. 방탄소년단의 멤버인 슈가가 지난달 22일에 발표한 ‘대취타’라는 신곡이 한국 전통 군악이라는 새로운 한류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발표되자마자 빌보드의 양대 메인차트에 동시 진입한 한국 최초의 솔로 가수가 되었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유튜브에서 84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대취타’라는 국악풍의 군악은 전통악기 소리를 힙합에 녹여내면서 시작된다. 곧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인 대취타 보유자가 “명금일하대취타(鳴金一下大吹打) 하랍신다!”라고 호령한다. 징을 한 번 울려 대취타를 시작하라, 라는 뜻을 가진 호령은 태평소에 덧입힌 힙합이라는 이색적인 조화와 연결된다. 조선시대 임금의 행차를 알리는 장중한 연주인 대취타에 화려한 래핑과 감각적인 비트가 조화된다. 영상은 조선의 궁궐과 저잣거리를 교차하면서 천민과 폭군이라는 1인 2역을 소화하는 랩퍼를 통해 흥미로운 대립 구도를 전개한다. 심박동수를 올리게 하는 낯설고 새로운 이 자극은 동서양인 구분 없이 한국의 오리지날 사운드에 가까운 “대취타! 대취타! 자 울려라 대취타!”라는 후렴구를 따라 하게 한다.

과감하게 곡 자체를 국악으로 내세운 이 한 곡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코로나 시대를 실감했다. 과거에는 불가능하다 여겨졌던 일들이 현재에는 너무도 쉽게 가능해지는 기분으로 우리는 코로나 시대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케이방역은 우리에게 너무 당연하고 익숙한 것이지만 세계인에게는 요원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 존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과거에는 변방이고 변두리이고 주변이었던 한국은 코로나 시대라는 인류사에 남을 위기에서 가장 오롯이 ‘국가란 무엇인가’에 답할 준비가 돼 있는 유일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문득 하나의 문장이 떠올랐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주역>의 핵심 철학 논리를 담은 이 한 문장은 고난이 있어도 주저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그 궁함이 반드시 통할 거라는 의미다. 궁즉통의 철학만 있다면 난세를 현명하게 건널 수 있다는 절개를 갖춘 선비의 신념으로도 연결되는 이 한 문장이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코로나 시대에서 한국이 왜 이토록 폭발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까, 그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았다는 통쾌함이 들었다. ‘대취타’라는 우리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세계적 위상을 느꼈다. 오랫동안 고난과 간난을 거치면서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리라. 통하면 영원하리라”라는 말을 실천한 우리 민족의 기개와 기세가 세계로 나아가게 한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서 미래사회는 더 가까워졌다고 세계 석학들은 말한다. 한류라는 문화주의로 무장하면서 꿈과 감성을 파는 문화의 시대라는 미래사회 직전의 지금, 한국은 세계에 충격과 감동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이미 한국은 세계의 중심이다. 그 이면에는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리라. 통하면 영원하리라”를 실천한 인고가 있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 한국은 케이콘텐츠로 미래사회로 나아가는 세계와 통하고 있다. 차영일 장생포 아트스테이 문학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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