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여지없이 폭파해버렸다. 이어 17일에는 금강산지구·개성공단·비무장지대에 군부대 보내고, 접경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남북경협은 거의 원점으로 돌아갔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울산형 남북경협’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에서 경색국면으로 빠져들었다.

국민들은 이번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또 남북경협 관계자들은 그 동안 조심스럽게 이어져 온 경협이 혹 파탄지경으로 끝나버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공격적인 행태를 보면 남북경협을 빠른 시일내에 다시 복구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남 공세를 더 강화할 태세이고, 여차하면 무력도발까지 서슴지 않을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원하는대로 요구사항들을 계속 들어주다가는 남북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아슬아슬하게 이어온 남북경협의 끈마저 끊길 공산이 크다. 따라서 북한이 강경한 태세로 나올 때는 남한도 그에 응당한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그 동안 북한의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러운 욕설까지 다 참아왔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2018년 7월 민선 7기를 출범시키자마자 남북 경제·교류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울산형 경제협력사업 발굴에 나섰다. 또 남북경협의 중심도시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남북교류협력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추진단과 울산시는 철광석과 아연 등 북한의 원자재 수입이 쉬운 북한내 도시를 물색하기도 했다. 또 북한내 조선협력단지 건설이나 개성공단 2·3단계 확대사업 등에 지역 대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북한 최대 제철소를 보유한 청진시와의 우호도시 체결을 통해 지역의 자동차·조선, 비철금속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도 했다.

그러나 이 구상은 2019년 3월 북미회담이 결렬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고 지난 16일에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소사무소 건물을 30초만에 폭파해버렸다. 2년 전 판문점 선언으로 세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눈 깜짝하는 사이에 폭파하는 장면을 보면서 국민들은 경악했다.

최근 북한의 강경조치는 대북경제제재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계속되는 위협에 남북긴장 관계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난을 대남 강경조치로 풀려는 북한식 문제해결법에 우리가 계속 끌려 다닐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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