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가 쌈지조경설계사무소장 울산조경협회 상임이사

태화동 신기마을 골목길에 주민들이 모였다. 한 동네에 오래 살면서 얼굴 마주칠 기회가 없던 이웃들이 ‘신기한 마을 정원 만들기’ 사업을 위해 자주 만나 회의하고 소통을 하고 있다.

마을 정원사 양성과정에 지역 정원 설계 전문가로 참여하면서 마을 정원의 조성 목적인 공동체 활성화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단기간 교육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설계안을 도출해야 하고 주민을 참여시켜 시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단계마다 해당 주택 소유주와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공동체 일원인 주민 개개인으로서도 만족할 부분이 있어야 하고, 공동의 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

태화동에는 도시 재생 전문가인 자치 지원관과 마을 코디네이터가 있다. 마을 주민의 요구 사항을 관에 전달하고 행정적 지원 여부를 검토하여 민과 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 그동안 관 주도로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었던 설계·시공·감리 프로세스에 다양한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 과정이 추가되면서 자칫 민감하고 복잡해질 수 있는 사안들을 조율하고 자치 조직을 원활히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주민참여 마을 정원 만들기는 관에서 만들고 주민이 이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주민이 직접 정원 조성의 전 단계에 참여하여 시공 관리까지 하게 된다. 주민들이 원하는 사항들이 반영돼야 만족도가 높고 주민참여의 횟수가 많을수록 정원은 본래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수동적인 단순 참여가 아니라 기초 디자인부터 식재 후 관리까지 마을 정원사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고 향후 모니터링까지 하는 방식으로 지역 내 마을 활동가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기한 마을 정원 만들기’ 사업이 혁신적인 주민자치의 표본이 되고, 태화동 주민자치회가 이웃과의 친밀감 속에서 ‘나’에서 ‘우리’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생기게 되어 진정한 마을 공동체로 거듭나길 응원한다.

정홍가 쌈지조경설계사무소장 울산조경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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