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지역 산업전환의 첫 단추
수소경제의 산업화 중심축 되게
울산의 잠재능력 모두 끌어내야

▲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 공학박사

지난 6월3일 울산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을 받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한 기존의 7개 구역과 이번에 지정된 울산과 광주를 포함하면 우리나라에 9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산업정책은 기존의 자유무역지역이나 수출자유지역, 규제자유특구등 다른 경제특구보다 상위의 산업정책이라 할 수 있다. 신산업 위주의 선진국형 경제구역으로 산업시설과 지원기관, 학교와 연구소, 병원과 주거단지등이 기존의 산업단지나 경제구역과 다른 형태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물론 세제혜택이나 중앙정부·지방정부의 지원금, 사회기반시설의 구축등 유치기업에 대한 혜택뿐 아니라 지역의 신산업육성과 외자유치, 신산업의 외국기업 유치로 인해 국제적인 산업과 무역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사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이다. 울산은 당초 오일허브와 에너지융복합지역을 포함해 5개 지역을 준비하였지만 지정 과정에서 두 곳이 제외되고 수소관련 지역 3곳 4.7㎢가 지정되었다.

이에 앞서 울산은 작년 11월에 수소규제자유특구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정받았으며, 12월에는 수소시범도시를 국토교통부로부터 지정받았다. 또 올해 1월 ‘수소모빌리티 클러스터 구축사업’이라는 기획사업을 수주하였다. 이렇게 작년말부터 경제자유구역까지 정부의 수소와 관련한 굵직하고 중요한 사업을 울산에서 수주한 것은 수소산업의 기반과 산업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기도 하지만 울산이 향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수소산업의 최적지이라는 것을 인식시켰기 때문이다.

이번에 울산에서 지정된 경제자유구역 3곳이 다 수소산업육성 지역이고 기존에 수주한 주요 사업이 모두 수소와 관련한 사업이다. 그래서 울산경제자유구역을 울산이라는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수소경제자유구역’이라 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해 본다.

기존의 화학, 자동차, 조선등 3대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였으며 이번에 수소산업을 세계적인 우리나라의 대표산업으로 울산에서 성장시키면 세계적인 산업 클러스터가 될 수 있기에 수소경제자유구역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수소산업하면 울산이고 울산경제자유구역하면 수소산업을 연상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으로만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요즘의 국내외 정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무역량의 감소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강대국들의 보호무역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유가의 하락으로 화석연료를 수출하여 외화를 버는 국가들은 수소경제시대를 더 늦출 수도 있고 자원을 무기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는 준비된 사람이나 국가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제는 울산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꼭 필요한 세가지만을 말하라면 첫째, 왜 수소산업으로 가야하는지의 공감된 목적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온실가스 저감과 생태계, 이상기후로 인해 화석연료는 석유제품의 원료로만 사용해야지 연료로는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에서 화학반응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에너지 산업의 빅픽쳐를 그려내야 한다. 수소는 산업전환의 첫 단추에 불과하지 최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수소경제자유구역에서 전세계의 대표적인 산업단지로 만들어가야 한다. 수소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획부터 인프라 구축, 기업유치, 육성, 인력공급과 고용까지 정책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창의력과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중요하다. 동양과 서양은 교육 면에서 서로 다른 출발을 하였다. 동양에서 교육(敎育)은 가르치고 육성하는 것이라고 하여 좀더 엄격한 주입식 방법이 도입됐다. 반면 서양의 교육은 education이라 하여 라틴어 educate에서 비롯됐다. 이는 안에서 밖으로 끌어낸다는 것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잠재능력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것을 호불호로 가르자는 것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지 않은 수소경제의 산업화를 울산이 가고자 한다. 시작이기에 가르치고 도와줄 누군가가 아무도 없다. 창의와 잠재된 능력을 모두 끌어내어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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