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놓지않으면 절대 뒤처지지않아
진정 웃으며 하고픈 내 일을 갖는다면
배움의 열정이 삶의 지혜로 충만될 것

▲ 곽해용 국회 비상계획관·이사관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화두이다. 나름대로 삶의 의미를 더해보려 나의 스토리텔링을 글로써 정리해 보았다. 처음에는 뜻대로 잘 안되었다. 오랜 세월 각종 보고서 작성하는 것으로 글이 숙달되어서일까. 메마른 감성을 다시 일깨울 필요가 있었다. 가까운 문화센터의 글쓰기 기초반에 등록하여 두 달 동안 수강했다. 일상에 대한 소소했던 기억들이 더 사라지기 전에 시간이 날 때면 끄적거려 보았다. 우리는 항상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은 채 삶이라는 시간여행을 하고 있나 보다. 서투름과 아쉬움에 요동치는 원고지 위에 아련한 추억들을 소환하여 떠올릴수록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의 방향이 명백해졌다. 결국, 최근에 책으로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곧 또다시 나만의 지도를 들고 길 찾아 나서는 나를 힘차게 응원하고 싶다. 여전히 내게 다가올 미래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지금처럼 부족하고 모자람은 계속 채워나가리라.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존재의 의미를 찾으며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의 파랑새도 찾아오지 않을까 자신을 격려해본다.

미국의 유명한 사회학자 벤자민 바버는 “세상은 강자와 약자 혹은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배우려는 자와 배우지 않으려는 자로 나눈다.”라고 했다. 나를 지속해서 성장 발전시키려는 마인드를 계속 가지고 있다면 나이를 먹어도 절대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젊은이들이 대부분 응시하는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갔던 어떤 친구가 안내원이 시험 감독관으로 오셨냐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이 친구처럼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꾸는 사람은 얼마나 멋진가. ‘안코라 임파로!(Ancora imparo!).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라고 87세 미켈란젤로가 이탈리아 시스티나 성당 천장 그림을 완성한 후에 스케치북 한쪽에 적어 놓았다는 멋진 글귀도 있다. 괴테도 명작 ‘파우스트’를 60세에 쓰기 시작하여 82세에 탈고했고, 소크라테스의 원숙한 철학은 70세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열심히 배우려는 노력만 있다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축적된 지식과 경험, 경륜과 지혜를 잘 활용한다면 늦게라도 뜻을 이루리라. 설혹 이루지 못해도 그 과정은 분명히 의미가 있고, 인생을 대하는 이런 진정한 태도는 매우 아름답다고 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내 일을 해야 한다(Do your thing!).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말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아직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작심하고 나의 일을 주도적으로 했던 기억은 몇 번뿐이었다. 배우자를 결정한 것, 장교가 되기로 한 것, 정년을 앞당겨 나온 것 정도. 대부분은 조직 내 시스템 가운데서 이루어진 일들이다. 지금껏 실상 내가 원치 않았던 일을 더 많이 하면서 살아온 듯하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많은 환자가 공통으로 가장 후회하는 것이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이라고 했단다. 어쩌면 인생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말이 맞는지 모른다.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한 편의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는 인생. 작은 스토리들이 하나씩 쌓여서 히스토리(history)가 된다고 했던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나만의 스토리들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 보자. 끊임없이 배우려는 열정이 삶의 지혜로 충만되어, 지금보다 더 나은 따듯함과 능숙함으로 거듭 익어가는 나를 언젠가 발견하기를 조용히 오늘도 꿈꾸어 본다. 곽해용 국회 비상계획관·이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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