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서 코로나19 방역태세가 흐트러지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코로나19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마스크마저 벗어던지고 있다.

울산은 22일을 기해 100일째 지역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징후를 보이고 있다. 여차하면 2차 대유행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방심은 금물이다. 울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감염 ‘청정지역’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그 타이틀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울산은 지난 2월22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참석한 20대 여성을 시작으로 3월15일까지 2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신천지교회와 관련이 있었으며,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도 일부 포함됐다. 하지만 3월17일 29번째부터 최근 53번 확진자까지 25명은 모두 해외에서 감염돼 국내로 들어 온 외부 감염자로 나타났다. 울산의 지역감염이 100일째 없어진 것은 시민들에게는 큰 다행이다. 만일 울산에서 그 동안 지역감염이 계속됐다면 울산시민들의 삶은 엄청나게 피폐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은 울산이라고 해서 계속 청정지대로 남겨 두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주말만 해도 전국적으로 100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21일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48명 늘어 누적 환자가 1만2421명에 달했다. 수도권 27명을 포함해 지역 발생이 40명, 해외유입이 8명이다. 전날에는 신규 확진자가 67명으로 23일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걱정되는 것은 지역감염이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대구, 광주, 세종, 충남, 경남 등 한동안 확진자 발생이 뜸하거나 거의 없었던 곳에서도 환자가 나오면서 이제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서울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 등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n차 감염’을 통해 곳곳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렇게 보면 울산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울산은 지금 시민들의 경각심이 많이 무너졌다. 지난 주말 낮기온이 올라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어버렸고 계곡에는 피서인파가 웅덩이마다 북적거렸다. 방역당국이 전국적인 위기상황이라고 경고하지만 시민들은 개의치 않는다. 청정지역이라는 말은 거꾸로 감염의 불씨가 언제든지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울산은 청정지역’이라는 말이 오히려 시민들의 방심을 부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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