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훈 NH농협은행 울산영업본부 본부장

건강을 위해 ‘걷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운동처럼 특별히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고, 바쁜 일상에 잠깐의 여유를 주기도 한다. 핸드폰에 걷기 어플을 다운받아서 하루 걷는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달성여부와 매일, 월간단위 누계 걸음수를 확인할 수 있고, 함께하는 동료를 설정해서 걷기 시합도 할수 있다.

걷기를 장기간 하는 것은 달리기를 단기간 하는 효과를 뛰어 넘는다고 한다. 걷기가 몸에 미치는 가장 큰 효과는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걸을 때 발바닥에 압력이 가해지면 몸속의 혈액이 압력을 받아 흐름이 빨라진다. 뇌로 올라가는 혈액량이 많아지므로 뇌의 기능대사가 좋아지고, 혈액이 뭉치지 않고 잘 돌기 때문에 뇌졸종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 또한 지속적으로 뼈를 자극하여 골밀도를 증진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을 감소시켜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걷기는 각종 성인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필수운동으로 매일 30분 정도의 걷기를 권고하고 있다.

얼마전 우연히 읽은 영화배우 하정우가 쓴 ‘걷는 사람 하정우’를 보면 일상을 걸어다니고 있다. 주연을 맞은 영화 ‘터널’에서 단기간에 살을 빼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이 5일밖에 되지 않아서 다이어트 첫날 아침 7시 출발해서 김포공항까지 8시간 걸어서 가서, 제주도 가는 비행기를 타고 4일 동안 밥 먹고 자는거 외에 하루종일 걸었다고 한다. 4킬로그램이 줄고 제주도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걸어다닌 덕분으로 수척한 몰골이 완성되어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하정우씨처럼 걸을 수는 없겠지만 일상생활 속 걷기로 다이어트 효과를 거둘수 있다. 만약 승용차를 타지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기본적으로 5000보 정도는 걷는다고 한다. 한때 유행한 ‘하루 만보걷기’를 목표로 한다면 추가적으로 한시간 정도 시간을 내면 가능한 일이다. 만보걷기는 일반적으로 성인기준으로 약 330Kcal 정도가 소모된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수 있지만 7~8km로 2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 처음부터 만보를 목표를 하기보다 생활속 걷기 실천과 함께 1000보씩 높여가는게 좋다.

걷기는 몸에 건강을 주는 것 외에 바쁜 일상에 사색의 시간을 준다. 차를 통해 출퇴근 하다보면 운전에 집중하게 되고, 똑같은 길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항상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걷다보면 지금까지 미쳐 몰랐던 곳을 발견하기도 하고, 업무와 개인적인 일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된다. 꽉 막혔던 일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하기도 한다. 프랑스 철학자인 루소는 자서전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감긴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러한 걷기는 어디에서도 가능하지만 작년 대한민국 두 번째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은 도심 가운데 있어서 걷기에 아주 효과적이다. 태화강을 따라 명촌교에서 선바위까지 이어진 길은 최적의 걷기 코스다. 태화강변의 넓은 둔치에 펼쳐진 국가정원은 주변이 산, 강, 강변을 따라 늘어선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구역별로 각기 다른 계절꽃들이 심어져 있어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느낄수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약으로 몸을 보호하는 <약보>보다 음식으로 몸을 보호하는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걷기를 통한 몸을 보호하는 <행보>가 낫다고 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 하나 소홀히 할 것은 없겠지만 문명의 이기 속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행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건강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정훈 NH농협은행 울산영업본부 본부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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