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스타킹에서 유래한 레깅스는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이다. 스키 선수나 싸이클 선수, 리듬체조, 실내 에어로빅과 요가 등을 할 때 입는 신체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는 기능성 스포츠 패션이며 여성들이 가정에서 편하게 입는 옷으로 대부분 알고 있다. 골프 대중화로 전통과 에티켓이라는 골프의 본질과 골프 패션도 전통의 흐름을 변화시키며 수많은 의류 업체들의 경쟁속에 나날이 다양하고 파격적이며 형형색색의 물결이 필드를 수 놓는다.

타이트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레깅스를 입고 연습장에 오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그런 자신의 편리한 모습도 좋지만 남녀노소 나이 구분 없는 타석에서 연습하는 사람들의 집중력을 흐트리게 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시선을 주목하는 레깅스 패션으로 더 아름답게 스윙하면 더 좋을 터인데 스윙이 힘들고 안타까워 보이는 풍경이다.

최근 방송 이슈 중에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찍은 남성이 법정에서 1심에서는 유죄였는데 2심에서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무죄선고 이유는 특정 부분을 확대하지 않았고 나쁜 의도로 촬영하지 않았으며 레깅스를 일상복으로 본다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방송 패널들의 의견들중 여성의 입장에서 레깅스는 남들이 보라고 입는 것이 아니라 핏이 좋고 편하기 때문에 입는다는 의견과 아직은 때와 장소에 맞춰 입어야 한다는 의견이 반반 있었다. 일반 대중골퍼들의 생각은 방송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은 골프장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들에 대해 같은 여성들도 민망해 하는 의견들이 많다. 그러나 연습장에 레깅스의 출현은 미래 골프 패션의 변화를 가늠하게 하는 지표가 된다는 것을 추론할 수도 있다.

골프는 에티켓과 신사의 스포츠인 만큼 패션에도 격이 필요하지만 점점 더 밝고 화려해지며 타이트해지는 패션업계의 경쟁은 더 드러내고 자신을 표현 하고픈 인간의 욕구를 반영해 미래 10년 후에는 골프 입문 세대가 골프패션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골프패션을 주도할 개연성이 많다.

오래전 레깅스에 대한 기억이 있다. 빛나는 금발 머리카락에 파란눈의 백인 여성들이 시애틀 워싱턴주립대 인근의 그린레이크 호수가를 조깅한다. 타이트한 레깅스를 입고 뛰어가던 롱다리 백인 여성들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배우들 같았다. 한국의 일상에서 보지 못한 패션의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이 미국에서 레깅스에 대한 첫 기억이다. 골프장에서 레깅스 입고 스윙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그때의 기억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추세와 흐름은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사회적 공감과 세대간 관습적인 타협이 이루어 지지 않은 연습장 레깅스 패션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게 관찰된다. 버스 안에서 레깅스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하다 잡혀 재판정까지 가는 것이 현재의 공공 장소에서 튀는 패션에 대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스코틀랜드 정통 골프 패션으로 운동하는 골퍼를 보기 어려운 것이 늘 아쉽다. 타이트함과 편리성 위주로 변화하기 보다 복고풍의 골프 패션 유행도 기대해 본다. 신세대 골프 스타들의 패션이 방송 광고 경쟁 속에 오랜 정통의 클래식한 골프 패션은 자리를 잃어간다.

‘미래는 현재의 축적이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골프가 대중화 되었듯 현재의 소수 여성 레깅스 골프 패션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와 더불어 미래를 예견할 수 있지만 전통과 골프 그리고 골프 패션의 기본을 생각하게 한다.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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