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타 지역에 있는 여러 대학의 일부 학과를 한꺼번에 수용하는 공동캠퍼스 건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캠퍼스의 위치는 울산시와 한화도시개발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개발하고 있는 KTX울산역세권 복합특화단지다.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지만, 전국적인 대학 구조조정 분위기 속에서도 대학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울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독창적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지역에는 국립대학인 유니스트와 종합대학인 울산대, 전문대학인 울산과학대와 춘해보건대 등 4개의 대학이 있지만 지역 내 고등학교 졸업생의 이들 대학 진학률은 35.5%에 그친다. 2019년 기준 고교 졸업생 중 대학을 진학한 학생은 1만1000명가량이다. 이 중 3500명만 울산지역 내 대학에 진학하고 7000여명은 타 지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다.

이로 인해 4년째 대학 설립을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나 대학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정부는 대학 신설에는 부정적이다. 전국의 대학생 수요가 현재 42만명에서 2024년 37만명으로 급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다. 하지만 울산지역 고등학생 수는 그 때도 1만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대학 설립에 대한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이 할 수 있는 대책은 타 지역대학 유치가 최선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이전에 대한 비용 부담이 엄청난데다 현지 지자체의 반대도 커서 쉽지가 않다. 공동캠퍼스는 그 대안으로 나온 방안이다. 울산이 산업도시인 이점을 활용해 기존 대학들이 미래신성장동력과 관련된 학과를 울산캠퍼스에 신설하도록 유도해서 여러 개 대학이 하나의 캠퍼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울산시가 계획하는 캠퍼스는 복합특화단지내 공공의 몫으로 나오는 환지에 수용인원은 800~1000명 규모로 지어진다. 종합대학 규모다.

대학 이전이 아닌 과를 이전하는 전례가 없는 방식이어서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과제이긴 한데 정치권을 설득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에서도 대학을 옮겨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 대학으로서도 몇 개의 과를 이전함으로써 적은 변화로 많은 학생 유치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도시라는 울산의 장점이 있어 학생 모집이나 취업에서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다만 하나의 캠퍼스에 각기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함께 다닌다는 낯선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사전 조사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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