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발굴…하와이서 감식
전투기 등 호위 받고 서울 도착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로 옮겨진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70년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24일 공군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를 싣고 출발한 공군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는 이날 오후 5시4분께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이날 봉환(奉還)된 유해는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보관하는 유해 중 국군 전사자로 판정된 유해 147구다.

북한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운산,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1990년부터 1994년까지 발굴된 유해(208개 상자)와 북미 1차 정상회담 후 2018년에 미국으로 보내졌던 유해(55개 상자) 중 2차례의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147구가 국군 유해로 판정됐다.

국방부는 발굴지역에서 전투한 미국 7사단, 2사단, 25사단의 전사기록과 전사자 명부를 통해 유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국군이 미군에 소속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미군 기록을 분석한다.

이번 봉환을 위해 이달 21일 박재민 국방부 차관(봉환유해인수단장)과 관계자 등 48명이 공중급유기 시그너스를 타고 하와이로 이동했다.

이날 오전 5시(한국 시간)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JBPHH)에서 열린 인수식은 박 차관과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추념사, 인계·인수 서명식, 유해 인계 순으로 진행됐다.

유엔사 참모장이 유해 상자에 미리 싸여 있던 성조기를 벗겨내고 유엔기를 덮었다. 이후 박 차관이 유엔기를 태극기로 교체해 덮으면서 유해 인계식이 마무리됐다.

국방부는 “국군전사자 유해를 공중급유기 화물칸이 아닌 승객 좌석에 안치해 귀환하는 영웅들에게 예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하와이를 이륙한 시그너스는 이날 오후 4시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뒤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았다.

엄호기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부대의 후예인 공군 101·102·103 전투비행대대 소속 전투기 F-5 2대, F-15K 2대, FA-50 2대다.

F-15K 조종사인 강병준 대위는 6·25전쟁 참전 조종사 고(故) 강호륜 예비역 준장의 손자다.

박 차관은 “6·25전쟁 발발 70년이 된 시점에서 이뤄진 유해봉환은 한미동맹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숭고한 소명을 다하기 위한 한미 간 공동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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