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희종 ITNJ 대표

기업을 방문하다 보면 각 회사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성장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간의 공통분모를 찾아보려고 한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변수 중 하나 꼽자면 바로 ‘노사관계’이다. 어쩌면 나는 이 문제에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각 기업의 장단점을 벤치마킹 하려고 유심히 살펴보는 것 같다. 원만한 노사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특성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심리학자 네이선 볼링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미약하다고 한다. 행복하면 다 성공하는가와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막연하게 직무만족도가 높으면 성과가 올라갈 거라 기대하며 많은 기업이 복리후생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본다.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도 투자를 받으면 복리후생에 과도하게 지출하는 경우를 볼 때면 우려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하는가를 주목해 본다면 그 안에는 분명 정의하기 어려운 무엇인가 있을 것이다.

먼저 노사관계라는 말부터 바꿔야 한다. 노사대등 관계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노동자와 사용자라는 단어에 신분적 지배 관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달성하기 위해 모인 ‘협력관계’이다. 마치 리그 우승을 목표로 모인 축구선수들과 같다.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톱클래스 선수를 모으기 위해선 명문 구단이 되어야 한다. 명문이 아니면 복지나 급여 등 직무 만족을 높이는 일명 미끼들이 필요하다. 그것을 빌미로 좋은 선수를 데리고 올 수 있기도 하다. 이런 맥락으로 본다면 스타트업들이 복리후생에 과도하게 지출하는 것이 이해된다. 얼마 전에 한 유명 축구선수가 기량이 떨어졌다는 기사를 통해 먹튀 논란이 이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고 직원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없다고 곡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과는 직무 만족이라는 단 하나의 변수로 좌우되는 쉬운 1차 방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협력관계’를 만들어야 하는가? 신뢰 즉 소통을 기반으로 한 협력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소통의 방법은 다양하다. 때론 일방통행일 수도, 때론 다양한 의견수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소통의 목적은 단 하나, 공동의 목표 달성이 되어야 한다. 그런 신뢰를 갖춘 기업은 ‘알아서 해’ 라는 문화를 가졌든, 군부독재 문화를 가졌든 어떤 형태의 문화를 가졌어도 그들은 한가지의 목표를 달성을 위해 기꺼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는 나에겐 여전히 숙제다. 하지만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오늘(예전에 한 것 말고)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우리 회사 성장을 위해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는가에 따라 ‘협력관계’ 신뢰 구축은 달라질 것이다. 비록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양희종 ITNJ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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