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고발 범죄+로맨스
‘소년 시절의 너’ 7월9일 개봉

 

영화 ‘소년 시절의 너’(영어 제목 Better Days·사진)는 목적이 뚜렷한 영화다. 영화 시작 전, 학교 폭력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고, 피해자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는 자막이 먼저 나온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는 중국에서 괴롭힘 방지법이 제정된 과정을 설명해 준다.

영화 제목과 화사한 메인 포스터만 보고 흔하고 뻔한 중화권 하이틴 로맨스로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영화는 보는 내내 아프고 힘들다. 다만 영어 제목이 힌트를 주듯, 비극적인 결말은 아니니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135분의 긴 러닝타임 동안 잠시라도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은 없다. 사회문제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긴장감이 흐르는 누아르와 슬프고 아름다운 청춘 로맨스로 담아냈다.

소녀 가장이나 다름없는 첸니엔(저우동위 분)은 베이징대에 진학해 밑바닥 삶을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

대입 시험 두 달 전, 같은 반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다 학교에서 투신하고, 다른 아이들이 그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을 때, 첸니엔은 다가가 겉옷으로 덮어준다. 그리고 가해 학생들의 새로운 목표가 된다. 첸니엔은 홀로 괴롭힘을 견디면서도 길에서 집단 구타 현장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가 같이 폭행을 당한다. 그렇게 만난 베이(이양첸시 분)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맞고 아픈 게 익숙해져 버린 아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버렸고 세상은 상처투성이 아이들을 보듬지 않으니 두 아이는 어른을 믿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한다. 서로에게 처음 아프냐고 물어준 사람, 처음 소리 내 울게 해준 사람이 된다.

홍콩영화금상장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8개 부문 석권. 7월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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