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울산의 광공업 생산 감소율이 25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제조업 도시이자 대한민국 산업수도인 울산의 위상이 더 이상 위축될 수 없을 정도로 쪼그러든 것이다. 역대급의 이같은 생산 감소율은 전국은 물론 세계 각국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다.

지역 광공업 생산의 감소는 어찌보면 서민들과는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대부분 광공업 생산이 대기업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은 지금 IMF외환위기 때 보다 더한 위기상태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울산시도 시민들의 생활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민들의 세금을 어떻게 써야할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민들도 이럴 때일수록 희망과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울산은 IMF외환위기(1997)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때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30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울산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22.5% 급감했다. 이는 울산 광공업 관련 통계 작성된 1995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감소율이다. 25년만에 최악의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울산 광공업 생산 감소율은 지난 1998년 8월(­21.3%)과 2009년 1월(­20.8%)에도 20% 이상을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22.5%라는 수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의 광공업 생산 감소율이 전년 동월대비 9.6%에 그친 것만 보더라도 울산이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울산지역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41.8%나 격감해 울산 산업의 허리가 꺾였다.

반면 울산의 소비는 증가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대거 풀면서 특히 마트 등에서 소비 지표가 전년동월대비 2.1% 증가했다. 울산 대형소매점 판매는 코로나 이후 지난 2월(­13.6%)과 3월(­29.2%), 4월(­3.6%) 등 3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증가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같은 소비 증가세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이미 재난지원금이 대부분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3차 추경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그 동안 이어져 온 소비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경기는 돌이킬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걸려 들게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경기는 지금 IMF외환위기 직후 수준까지 악화된 상황이며, 울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울산시는 산업도시 울산의 심각한 상태를 시민들에게 상세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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