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가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2년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송철호 시장을 선택하면서 보수적 관점이 지배적이었던 울산시정에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성과도 거둔 반면 아쉬움도 많았다.

전반기의 가장 큰 성과는 숙원사업들의 해결이다. 지난해 1월 정부가 전국적으로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을 선정할 때 울산은 외곽순환도로와 산재전문공공병원 2건을 한꺼번에 얻어냈다. 태화강국가정원 지정과 원전해체센터 유치, 경제자유구역 확정도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송 시장은 지난해 취임 1주년을 맞아 7대 성장다리를 제시하며 30년간 울산 먹거리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했다. 7대 성장다리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원전해체산업 △백리대숲 품은 태화강 국가정원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와 도시철도망 등이다. 이 가운데 정부로부터 얻어내야 하는 원전해체산업과 태화강 국가정원,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는 모두 유치됐다. 부유식해상풍력과 수소경제, 동북아오일가스허브는 현재 진행중이다.

문제는 적잖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시정지지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첫째 이유는 갈수록 울산의 경기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성장정체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지역 경기가 최악이다. 7대 성장브리지는 이름 그대로 훗날의 성과를 위한 다리를 놓는 사업들로 당장의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안 돼 체감할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경제성이 없는 사업이라고도 평가한다.

또다른 이유 한가지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분야에 시정의 초점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과 시의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반기 시정에서 가장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 바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시정철학이다. 민선 7기의 슬로건인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주여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작고 친근한 주제의 공중어젠다 발굴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전반기에 장기적 안목에서 울산의 미래 초석을 다졌다고 한다면, 후반기에는 시민들의 당장의 먹거리 확보와 삶의 질 향상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임기 초의 인사 실패도 후반기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송 시장은 지난 1일자로 정무라인의 일부 교체를 통해 전문성 확보를 시도했으나 여전히 전면적 인사혁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전반기의 보은인사를 마무리하고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개적 후속인사를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는 것만이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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