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제7대 울산광역시의회 후반기가 닻을 올렸다.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 22명의 선원이 다함께 힘을 모아 닻을 올려야 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볼썽사나운 모습을 또 연출했다.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 과거 울산시의회 원 구성 과정의 못난 모습을 재연하지 않으려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쏟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유 여하를 떠나 후반기 의회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가야 할 수장의 입장에서 시민 여러분께 먼저 사과를 드려야 할 것 같다. 비록 개문발차가 됐지만, 하루 속히 시의회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금 우리는 대단히 엄중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정치세력간 이전투구로 시간을 보낼 만큼 한가하지 않다. 실기는 실책으로 끝나지 않고, 실패로 끝날 공산이 높다. 실패는 공멸이다. 너와 내가 아니라 모두의 자멸의 길로 나가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여당이 노력하는 만큼, 야당도 노력해주길 바란다.

울산과 시민 앞에서 여야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울산시의회는 오로지 울산과 시민만을 바라봐야 한다. 그것보다 우선해야 할 가치는 없고, 그것에 앞선 대의와 명분은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의회를 이끌어나가는 수장으로서 울산과 시민을 위해 혼신을 다할 것이다.

후반기 의회는 전반기의 성과를 기반으로 잘하는 부분은 더 잘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미진한 부분은 반드시 개선토록 할 것이다. 두 번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도록 하겠다.

의회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더욱 견고하고, 예리하게 펼쳐나가겠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신상필벌이 엄격하게 적용되도록 하겠다. 시정과 교육행정의 실패는 울산 발전에 발목을 잡고, 시민 삶을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패의 밑바탕에는 일방통행이 자리잡고 있다. 시정과 교육행정이 일방통행이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의회의 조언과 충고가 반드시 들어갈 수 있는 양방향 소통이 되도록 하겠다.

행정과 시민의 가교역할을 하는 의회가 실력으로 능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역량을 더욱 높여나가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을 것이다. 계층별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토론회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 것이다. 특히, 젊은층이 내일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청년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 청년들이 바라고 원하는 현실적인 청년정책이 수립돼 시행될 수 있도록 의회가 앞장설 것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경영난 타개를 위한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은 물론 복리후생 등 노동여건과 삶의 질 향상에도 의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살펴볼 것이다. 일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여건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과 아울러,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이 존중받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도 꼼꼼하게 챙길 것이다. 산업과 기업을 전담하는 부서와 인원은 많지만, 노동자를 위한 조직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울산이 노동존중도시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친 노동정책이 반 기업정책이라는 이분법으로 보는 낡은 관점은 버리고, 노사가 공존하고, 노동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정책을 견인해 울산이 기업하기 좋고 노동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맞닥뜨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한 준비와 대비도 속도감을 높여야 한다. 경제와 방역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시대의 화두가 되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너머의 너머를 지향하는 시대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일 후반기를 여는 첫 번째 회의에서 밝힌 의장 인사말을 되새기며, 시민들에게 후반기 의정활동에 임하는 각오와 다짐을 전하고자 한다.

“시민과 울산을 위한 의정활동이라면, 제약과 한계를 두지 않겠습니다. 그것을 뛰어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하는 의장, 진심을 다하는 시의회가 되겠습니다.”

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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