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노동시장이 심각한 노령화에 빠졌다. 청년층은 갈수록 줄어들고 고령층(60세 이상)은 급증하는 등 노동시장의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년간 동남권에서 청년층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한 곳은 울산밖에 없다. 여기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산업구조와 인력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까지 생겼다.

울산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와 고령화와 같은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잠재적인 성장 역량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전체적인 인구구조에 대응하지 않고 지금처럼 임시방편적인 응급처치만 한다면 울산은 조만간 심각한 상황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제조업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산업구조도 동시에 재편해야 할 때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가 2일 발표한 ‘동남권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경제활동인구는 지난 10년간 5만4000여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경제활동참가율(경제활동인구/생산가능인구)은 지난 2010년 61.2%에서 2019년 61.7%로 0.5%p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가운데 울산지역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만 급증했다. 지난 2010~2019년 중 울산의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는 3만9000명 늘어나 95.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중장년층(30~59세)은 5.8%(2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청년층(15~29세)은 10.0%(9000명)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일자리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연령은 45.3세다. 근로자 평균연령은 1999년에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한 이후 2005년 42.3세, 2010년 43.1세 등으로 계속해서 높아졌다. 그런데 지난해 기준 현대자동차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47세다. 30년 전만 해도 현대자동차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30대 초중반이었다. 울산은 다른 도시 보다 고령화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 고령화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근속연수가 높은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상식이다. 여기다 저출산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는 2020~2029년 연평균 33만명, 2030~2039년 연평균 52만명 감소할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산업구조와 일자리에 대한 일대 혁신이 없는 한 울산의 산업수도 위상은 갈수록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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