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양산본부장

경남 양산시의회 후반기가 ‘반쪽’으로 출발했다. 양산시의회가 지난달 25일 열린 의장단 선거 이후 내부 갈등으로 이달 초 예정했던 임시회를 연기하는 불미스러운 의사일정을 시민들에게 보인 것이다.

후반기 첫 일정이었던 임시회가 미뤄짐에 따라 상임위원장 선거 등 남은 일정에서도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이 예상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신도 가중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의장·부의장과 함께 의회를 이끌어 갈 상임위원장 선거도 미뤄지게 됐다. 상임위원장(3인) 선출이 늦어짐에 따라 후반기 양산시의회는 사실상 ‘반쪽’으로 출발했다.

양산시의회는 지난달 실시된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내부 갈등을 표면 위로 표출했다. ‘의장’ 자리를 놓고 양당 모두 내부 합의를 깨는, 이른바 ‘이탈표’가 발생한 것이다.

민주당은 내부 논의 끝에 임정섭 당시 도시건설위원장을 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미래통합당 보다 딱 1석 많은 탓에 내부에서 이탈표가 생기면 자칫 의장 자리를 미래통합당에 내어 줄 수 있어 이탈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결국 민주당은 임정섭 위원장을 의장 후보로 하고, 미래통합당은 이상정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두 정당은 이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실제 선거에서 두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했다. 상임위원장 또한 2석은 민주당이 갖고, 1석은 미래통합당이 갖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의장 선거가 진행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 A의원이 내부 합의를 깨고 다선·연장자 우선 채택 방식으로 의장을 뽑자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의원 제안과 관계없이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투표 결과 임정섭 의장이 9표를 얻어 당선됐다. 득표수로만 보면 민주당 9명 전원이 임 의장을 지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A의원이 선거 직전 다선·연장자 채택 방식을 주장한 만큼 자신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임 의장이 얻은 9표 가운데 1표는 미래통합당 의원이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부의장 선거는 더 혼란스럽게 진행됐다. 2차 투표 끝에 예정대로 이상정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하긴 했지만, 같은 당(미래통합) 이용식 후보와 대결해야 했다. 양당 모두 같은 당 후보와 경쟁하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같은 선거과정이 ‘반쪽’ 출발의 빌미로 작용했다. 당 내분과 의원간 반목이 ‘불신’의 싹을 띄운 것이다. 이는 양산시의회가 후반기에 가장 우선 풀어야 할 과제로 부각했다.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고 양산시 행정을 견제 감독해야 할 시의회가 계속 ‘삐걱’거릴 경우 시민들의 불신을 자초, 존재가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기초의회의 존립가치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있다. 양산시의회가 감투 싸움과 소속 당의 이익에만 치중할게 아니라 기초의회 존립가치에 충실하는 모습으로 변신, 참신한 의정활동을 전개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갑성 양산본부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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