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앞서 체중 불려
평균 350.6야드 찍고
우즈 장타 기록 파괴
퍼트에서도 1위 차지

▲ 6일(한국시간) 브라이슨 디섐보가 디트로이트 GC에서 열린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헐크’로 변신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승을 달성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장타력이 화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무려 20㎏ 가까이 몸무게를 불린 끝에 어마어마한 장타자로 거듭난 디섐보는 6일(한국시간) 우승한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350.6야드(약 320.6m)를 찍었다.

이는 2003년 샷링크 제도 도입 이후 투어 대회 우승자로서는 최장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타이거 우즈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기록한 평균 341.5야드였다.

대회 평균 비거리도 그의 발군이었다. 파 3홀 4곳을 뺀 14 개홀 평균 비거리는 무려 329.8야드에 이르렀다.

공식 비거리는 지정된 2개 홀에서만 측정한 결과다.

디섐보는 이 대회에서 399야드짜리 13번 홀(파4)에서 원온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그는 “내가 거기서 원온을 시도하게 될 줄 몰랐다. (충분히 원온이 가능했지만) 아쉽게도 방향이 왼쪽으로 당겨져 실패했다”고 말했다.

디섐보의 장타는 대회가 열린 디트로이트 골프 클럽을 설계한 도널드 로스의 설계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로스는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벙커를 만들어놔 장타보다는 정확한 티샷이 더 유리하게 설계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디섐보는 벙커를 모조리 넘겨버렸다.

디섐보는 우승 인터뷰에서 “남들과 다른 길을 추구했기에 내게는 뜻깊은 우승”이라면서 “나는 몸을 바꿨고 골프 경기에 대한 내 생각을 바꿨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승했다”고 유난히 감격스러워했다.

모든 아이언을 똑같은 길이로 맞추는 등 실험정신이 남달랐던 그는 몸집을 키워 비거리를 극대화하면 코스를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하겠다고 나서 끝내 열매를 수확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른바 ‘카지노 불패 이론’을 골프 경기에 적용했다.

‘카지노 불패 이론’은 아무리 많은 도박꾼이 몰려들어도 카지노는 결코 돈을 잃는 법이 없다는 데서 나왔다. 카지노가 가진 밑천은 도박꾼 개인이 가진 판도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절대 지는 일이 없다.

‘카지노 불패 이론’을 골프에 적용하면 ‘멀리 쳐놓으면 다음 샷이 쉬워지고 홀에 더 가까이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디섐보는 아닌 게 아니라 장타 1위뿐 아니라 퍼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워낙 짧은 거리에서 그린을 공략하니 짧은 거리에서 버디를 시도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퍼트로 얻은 타수 1위(7.831타)에 올랐다.

2003년 샷링크로 각종 통계를 작성한 이래 비거리와 퍼트 두 가지 항목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우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케빈 키스너(미국)는 “그는 골프 경기에서 이기는 방식을 바꿔놨다. 그의 도전과 노력은 경탄스럽다”고 찬사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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