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울산역에는 택시가 길게 줄을 이어 대기하고 있다. 예년에는 택시전용 승강장을 메우는 정도였으나 근래 들어서는 전시컨벤션센터 쪽 도로까지 점령했다. 아직은 전시컨벤션센터가 건설 공사 중인데다 인근에 상업시설들이 없어 통행에 크게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도시이미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KTX울산역은 울산의 관문이다. 도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 중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택시와 택시기사다. 승강장 안에서 질서 있게 대기하고 있는 택시와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 예의 바른 택시기사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으나 승강장을 벗어나 도로까지 침범한 대기택시들의 무질서는 도시이미지를 흐리는 요인이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불법으로 노상정차를 하고 있는 그 택시들은 CCTV를 피하기 위해 뒷트렁크를 열어두거나 수건 등으로 번호판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는 어렵다. 또 앞차량이 손님을 태우고 빠져나가면 자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차량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없는 기사들이 노상방뇨를 하는가하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함부로 버리기도 한다니 그것도 볼썽사납다. 장기화하면 도시미관을 해치는 일이 된다.

KTX울산역은 애초부터 수요예측이 잘못돼 규모를 너무 작게 지었기 때문에 주차 혼잡도 심각한데다 택시 승강장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당장에 주·정차 공간을 넓힐만한 마땅한 부지도 없다. 근본적 대책이 없으면 주차혼란도 막기 어렵고 대기택시들의 불탈법 방지도 불가능하다.

주정차공간이 대폭 늘어나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해법이긴 하나 사업자인 롯데는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롯데측은 지난 5월 조원경 울산부시장과 면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 등의 점포 구조조정을 하고는 있으나 KTX울산역의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은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 초 개발계획변경을 해서 승인 고시를 한 이후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다.

롯데는 역세권에 유별한 애착을 갖고 있으므로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 주변 환경이 더 악화되고 도시이미지가 추락하기 전에 울산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서두르도록 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물론 공사를 하는 동안 주변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주정차공간은 더 부족해질 것이므로 그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철도가 발달한 일본은 적잖은 역사(驛舍)가 곧 관광자원이다. KTX울산역의 관광자원화는 ‘관광도시 울산’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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