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 갇힌 우울을 비춰보던 거울 한 척
물빛을 하늘빛을 서늘하게 가르더니
떠난다 맑은 샛강에 나를 싣고 출렁이며

▲ 김정수 시조시인

오래도록 함께 했던 물건이 갑자기 깨지면 한 조각 내 마음도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금무늬가는밤나비’가 두 공간을 갈라놓은 듯 아차, 조각 난 거울에 걷잡을 수 없는 마음 하나 담아 보낼 때 쨍그랑, 사잇강 흘러가는 맑은 물소리가 내 귀에 들릴 것만 같다.

예전처럼 돌아온 본연, 차가운 듯 상쾌하기만 하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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