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대기 중 오존의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울산시 대기환경관리 시행계획(2020~2024) 수립’ 연구용역을 맡은 울산연구원 마영일 박사는 지난 10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 박사에 따르면 울산의 오존농도는 2009년에 이미 대기환경 기준(60ppb)을 넘긴 76ppb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져 2017년에는 92ppb에 이르렀다. 아황산가스(NO2), 이산화질소(SO2) 등 기준성오염물질은 대기환경 기준치 이하이고 또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존은 오히려 농도가 높아진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에만 실시하던 권역별 대기환경관리를 중부권·남부권·동남권으로 확대하면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권역별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대기오염물질의 생성·반응 메커니즘이 권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이 수년 전부터 동남권대기환경청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울산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대기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지방선거를 8일 앞둔 시점에 기자회견을 열어 “동남권대기환경청을 울산에 꼭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때 기자회견장에는 당시 민주당 정책위원장이던 김태년 현 민주당 원내대표도 배석해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공약 보증서로 왔다”면서 “당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은 2000년대 들어 생태도시를 공중어젠다로 내걸고 전 시민의 참여 속에 공해도시에서 탈출했다. 특히 수질 개선에 집중해 죽음의 강에 다름 아니던 태화강을 연어가 알을 낳으러 오는 생명의 강으로 부활시켰다. 하지만 대기질만큼은 여전히 전국 최악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석유화학 국가공단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울산은 오존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날 뿐 아니라 오존주의보 발령일수도 연 14일로 전국 최다이다. 또 1급발암물질인 벤젠은 2.16ppb로, 전국 평균 0.35ppb 보다 6배나 높다. 이번 중간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7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5개 구·군 중 국가공단이 위치한 남구와 울주군이 월등히 높았다. 최근 울산 대기 중 신종유해물질 분포 오염 지도를 작성해 발표한 유니스트 최성득 교수팀에 따르면 발암성 할로겐화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가 도심과 주거지역에 비해 산업단지에서 급격하게 고농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시장은 민선7기 후반기 앞두고 지난달 2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동남권대기환경청 울산 설치를 후반기 주요 목표의 하나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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