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의 핵심인 우수한 인력
공급 불균형에 수도권 쏠림 심화
지역차원의 인재유치 정책 필요

▲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누구든 일상에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다. 이처럼 개인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날로 그 파급력이 커가고 있다. 이에 비해 산업에서의 요구는 더욱 크고 중요하다. 산업 전반에 걸쳐 정보통신기술은 생산성 향상과 효율화를 주도하고 더불어 안전과 환경을 챙기는 주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최근 들어 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VR/AR,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적 기술의 적용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기술의 바탕을 이루는 산업이 소프트웨어(SW)산업이다.

SW산업은 지식 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통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경제의 선진화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하는 핵심이다. SW를 중심으로 산업 간 융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SW를 통해 산업의 혁신과 진화를 주도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SW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중의 핵심은 결국 우수한 인력이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심각한 SW 인력 부족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물론 그 원인은 전 세계적인 인력수급 불균형에 있다. 미국의 경우 140만 개의 컴퓨터과학 일자리수요가 있지만, 관련 졸업자는 40만 명에 그치고 있어 SW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하여 높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무기로 많은 나라의 우수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수한 인력들은 높은 연봉과 근무조건으로 인기 있는 대형 기업이나 연구기관에 몰리고 있다. 일반 대기업에 근무하던 SW 인력들도 속속 이러한 대열에 합류하면서 대기업에도 인력의 공백 현상이 발생하고, 이 공백을 다시 중소기업에 근무하던 인력이 이동하여 채우게 되는 현상이 진행되면서 지방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상황은 최악이다.

지역 SW 기업들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인력을 확보하려 수도권에 지사를 설립하고, 지역에 내려와 근무하는 경우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 문제해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더구나 IT융합에 기반하여 지역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SW 인력이 꼭 필요한데, 지역의 중소기업들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이렇게 심각한 지방의 SW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제 정부와 지자체가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하며, 이에 몇 가지 지원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지역에 소재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진행되는 SW 개발사업에 지역기업이 우선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지역내에 규모 있는 일감이 충분해야 좋은 조건으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조금은 부족해도 지역기업을 키워나가야만 장기적으로 상생의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 소재 기관 및 대기업 간에 형성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SW 관련 학위과정을 지원한다. 지역대학과 연계하여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지역기업 종사자에게 이수할 수 있도록 입학조건을 완화하고 학비를 지원하여 고급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수 후에 일정기간 동안 지역에 근무해야 하며, 그 전에 떠날 경우 학비를 반환하는 등의 조건을 포함하면 해당 인력의 조기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다른 지역에서 전입하여 지역 SW 기업에 취업할 경우 이주비를 지원한다. 미혼자라면 기숙사나 원룸을 제공하고, 기혼자라면 이사 경비, 주거비,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여 안정적인 정주 환경을 제공한다면 우수인력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지역에 현장 중심의 SW 대학, 대학원 유치를 통한 인력양성 환경을 조성한다. 최근 울산과기원의 AI대학원 설립이 좋은 예이다. 지역에 더 많은 고급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SW 전문 대학과 대학원을 설립하거나 기존대학에 전문과정을 신설한다.

다섯째, 지역 SW 기업에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등 병역특례 인력을 우선배정하고 배정된 인력의 이직 범위도 지역 내로 한정한다면 우수한 젊은 인재의 지역유치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 협력하여 이러한 지원방안을 실천해 준다면 국가균형발전의 기틀 아래, 지역 SW 중소기업들의 주도적 역할로써 지역주력산업의 혁신과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는 건강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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