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지난달 옹기마을(울주군 외고산리)에 발효아카데미관을 개관했다. 장과 효소를 이용하여 발효음식을 체험할 수 있고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교육공간이다.

발효음식은 한국음식문화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채소를 발효시켜 만든 김치에서부터 콩을 이용한 장류, 어패류에 소금을 넣어 저장한 젓갈류,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술과 식혜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장 담그기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김장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 나라의 음식문화는 그 지리적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며, 그 나라의 역사와 철학을 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싱싱한 채소와 곡식을 구할 수 없는 추운 겨울을 나는 과정에서 저장음식이 발달했다. 음식이 오래도록 상하지 않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자연의 힘을 빌려 발효음식을 탄생시켰다. 즉, 겨울철의 춥고 건조한 환경 조건에서 한국인의 지혜가 음식에 녹아든 것이 바로 발효음식인 것이다. 그 이면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옹기라는 그릇이 가진 ‘통기성’의 과학이 뒷받침하고 있다.

▲ 옹기마을 발효아카데미관.

우리나라에서 발효 음식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으나 삼국시대에 이미 발효 음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가을에는 곡식이 익지 않았으므로 개인적으로 술 빚는 것을 금하였다.’ ‘봄 2월에 일길찬 김흠운의 딸을 부인으로 삼기로 하고… 폐백이 열다섯 수레, 쌀·술·기름·꿀·간장·된장·포·젓갈 등이 백서른다섯 수레, 벼가 백쉰 수레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옹기마을 관광자원화사업의 새로운 시도의 하나인 발효아카데미관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이 우리 전통 음식문화와 함께 옹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대중의 기호에 맞춰 시대의 흐름을 선도해 갈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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