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내 압력 증가로 심한 통증 유발

에어컨 피해 온찜질로 근육 풀어야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도 6~8월 집중

고혈압 환자는 실내 온도·습도 유지

당뇨 환자 피부질환·식중독 등 주의

우울감

▲ 손수민 굿모닝병원장
한여름 무더위에 앞서 장마철이 시작됐다. 최근 3~4년간 장마철임에도 비가 적게 내리는 이른바 ‘마른 장마’가 이어졌지만, 이번 여름은 이달 중하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강수량을 불문하고 장마철에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도처에 있다. 관절염부터 식중독과 우울증까지 다양한 질병에 노출된다. 장마철을 똑똑하게 이겨내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무릎 시린 장마철엔 에어컨 바람 피해야

장마철은 관절염 환자들에게 특히 힘든 계절이다. 이 시기가 되면 관절이 더 약해지고 통증이 커져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무릎 관절 통증은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닳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무릎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손수민 굿모닝병원장은 “장마철이 되면 흐린 날씨가 지속되면서 평소보다 기압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은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초기에는 걸어 다닐 때만 통증이 생기다가 증상이 진행되면 움직임의 여부와 관계없는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무릎이 붓고, 관절을 만지면 아픈 부위가 느껴지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관절이 시리다면 냉찜질 보다 온찜질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열찜질은 혈류를 증가시키며, 통증을 완화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차가운 에어컨 바람은 관절을 경직시켜 통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류머티즘 관절염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시기도 6~8월로 나타났다.

손 병원장은 “류머티즘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액막에 염증이 생겨 점차 주위 연골과 뼈로 진행돼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주로 손가락·손목·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 생기지만 어깨·팔꿈치·무릎·발목·턱 관절 등 다양한 관절에 염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식품 변질 위험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큰 일교차로 내분비 및 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혈압을 약간 떨어뜨려 더위로부터 몸을 방어하는데, 장마철에는 반대로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기 때문에 혈압이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을 일으키지 않도록 기온에 맞춰 옷을 갖춰 입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서는 세균도 쉽게 번식한다. 식품이 쉽게 변질돼 식중독 발생 위험이 있고 가정 내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면 세균이 급격하게 증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날씨에서는 한 번에 먹을 만큼씩만 조리하는 것이 좋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도마는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 세균 번식을 막고 행주는 자주 삶아서 사용해야 한다.

이미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당뇨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균에 감염되기 쉽고, 잘 낫지도 않는다. 따라서 장마철에 쉽게 나타날 수 있는 피부 질환이나 식중독 등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날씨의 영향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이 증상은 가을이나 겨울 무렵 계절성 우울증이 쉽게 생기는 것과 유사한 기전이다. 그러나 계절에 비해 장마 기간은 짧기 때문에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기존에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울의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우울감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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