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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심리클리닉]안정적인 부부관계 위해선 서로를 진심으로 들여다봐야(3)결혼은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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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6  2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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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성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부부 불화를 이유로 내원한 50대 부부가 있었다.

아내가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남편도 진료실을 찾았다. 아내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불화를 견디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남편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남편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남편의 대답은 예상대로였다.

“이혼이 어디 말처럼 쉽나요?”

팔짱을 끼고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는 그에게 말했다.

“부부가 같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면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최근 중·장년층의 이혼율은 어느 연령층보다 증가 폭이 가파르다. 20년 전 혼인 20년 이상 이혼 구성비는 전체의 12.4%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혼인 20년 이상 이혼 구성비는 전체의 33.4%에 이른다.

혼인 20년 이후 이혼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미성년 자녀와 연관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미성년 자녀 유무에 따른 이혼 구성비 차이는 극명하게 나뉜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경우 이혼 구성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도 실제 이혼 건수는 과거보다 증가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경우 이혼 건수가 압도적으로 증가했을 뿐이다.

불화에 지친 부부는 자녀가 성인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여태 살아온 시간이 아까워서 여생을 함께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그 외에 과거 이혼을 억제하던 요소로 대가족 중심 사회, 유교 중심적 사고, 여성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자녀에 대한 헌신 중시 등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급격한 핵가족화, 개인 중심적 사고,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자아실현의 욕구 중시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과거 이혼을 막던 사회 구조적인 요소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점점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감소하고, 개인의 행복 추구에 관한 관심은 증가한다. 그래서 부부는 결혼기간 내내 서로에게 물어본다. 당신과 함께 늙어가야 하는 이유를 말이다. 이제 부부는 이혼해야 하는 이유만을 찾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

이제 결혼은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다.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관계는 끝난다. 결혼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 전셋집도 마음대로 못질하면 계약이 끝난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결혼이 무슨 종신계약인 줄 착각하고 배우자의 마음에 계속 못질 한다면 부부 관계도 결국 끝난다.

나는 면담을 마치며 여전히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는 남편에게 말했다. “노력해보세요. 도와드리겠습니다.”

송성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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