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벤트전문인협회가 20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문화행사들이 전면 취소되면서 생계가 막막하다”며 “일방적 행사 취소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지 않는 업체가 없긴 하지만, 영세한 이벤트업체들의 고통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편에 드는 것은 틀림없다. 울산지역 이벤트업체들은 대부분이 공공기관의 행사 대행으로 수익을 창출해왔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지원대책을 내놓거나 방역이 가능한 행사를 순차적으로 개최하는 등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울산시와 구·군 등은 직접 주최하는 축제를 모두 취소했다. 이는 지역 이벤트업체들이 1년 가운데 가장 바빠야 하는 4~5월에도 수익을 하나도 못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울산시는 공공기관이 직접 주최하는 행사 뿐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화행사를 전면 연기 또는 취소를 유도해왔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인의 범주에도, 기업인의 범주에도 들지 못하는 이들은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생존 위기를 오롯이 감내해 왔다. 얼마전 경영 압박을 이기지 못한 한 이벤트업체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수개월동안 코로나19의 극복과 행사 재개만을 기다려온 이들의 이날 기자회견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는 절규에 가깝다.

코로나19의 전염성을 간과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예정된 모든 행사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여유공간이 많은 야외행사라든가 사람들간의 접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관람을 즐기는 실내 행사는 방역만 철저하게 한다면 완화해도 된다는 것이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침이다. 이벤트 관련업체들은 물론이고 그로 인해 행사장 주변의 소상공인들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식당과 커피숍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19에 지친 일반 시민들도 우울감을 털어낼 수 있다.

이들 이벤트전문인협회의 더 큰 걱정은 오는 가을이다. 예년 같으면 문화행사가 줄을 잇는 9~10월에도 행사 개최의 기미가 안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가면서 울산시가 하반기에도 문화행사를 못하게 한다면 “이벤트 업계 종사자와 가족들은 말라 죽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적극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야외활동이 많아지고 코로나19가 주춤한 7~8월에 우선 야외행사들을 잇달아 치르도록 해야 한다.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상반기에 미뤘던 행사는 물론이고 가을 행사도 오히려 조금씩 앞당겨서 치러내는 편이 낫다. 혹여 공무원들이 수월한 일처리를 위해 무조건적 취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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