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제불황에 인구유출까지 겹치면서 울산의 출산율이 끝모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도시가 활력을 잃고 죽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생명이 계속 태어나야 도시가 역동성을 갖고 유지되는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된 일자리와 복지, 문화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특히 청년 일자리가 풍부해야 출산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울산시가 시행했던 출산율 제고 정책은 대부분 실패했다. 장기적인 시스템으로 출산율을 높여야 하는데, 대부분은 현금 뿌리기와 같은 단편적인 정책이 주류를 이뤘다.

울산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울산지역 출생아수는 7637명으로, 2017년(9562명) 대비 19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울산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출생아수 1만명이 깨졌다. 올해 6월말 현재까지 태어난 출생아도 3487명에 불과해 이대로 가면 올해 말에는 최악의 경우 6000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출생율이 가장 높던 곳이었다. 그런데 출생아가 자꾸 줄어든 것은 울산지역 경기침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전국적으로 경기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현대중공업이 수주절벽에 부딪쳐 울산은 최악의 경기침체의 늪에 빠지게 됐다. 울산 동구에서 청년층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엑소더스를 방불케 했다. 이 가운데 울산의 합계출산율은 2017년 1.26명에서 2018년 1.13명, 2019년 1.09명까지 줄었다.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첫번째가 일자리 확보다. 그리고 나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대학교를 유치하는 등 정책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일자리가 부족해진 것은 주로 제조업 부진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기존 주력 제조업과 연계한 신성장동력 육성, 미래성장전략산업 발굴 등을 통해 울산 산업의 저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 서비스업의 고용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점을 감안, 전문성과 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의 고용쇼크가 멈추지 않는 한 울산의 저출산, 인구유출 현상은 이제 막을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실효적 대책과 더불어 주력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신성장 산업 육성, 중소기업과 대기업 유치에 도시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동안 울산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젊은층들이 떠났다. 일자리가 없으면 자녀를 낳지 않는 것은 상식이다.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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