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마무리로 등판
자신만의 루틴 탈출 관건

 

2018년 겨울.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은 당시 손혁 투수 코치(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와 등판 전 루틴(일하는 순서나 준비과정) 수정에 관해 논의했다.

김광현은 프로 데뷔 후 선발 등판 경기마다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15분 전까지 ‘딱 15분 동안’ 캐치볼로 몸을 푸는 엄격한 ‘루틴’을 지키고 있었는데, 손혁 코치는 이를 딱 5분만 늦추자고 조언했다.

김광현은 단 5분의 변화를 두고 고심 끝에 손 코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새로운 ‘경기 시작 25분 전 캐치볼 루틴’은 오래가지 않았다. 단 5분의 차이였지만, 김광현은 달라진 환경에 큰 변화를 느꼈다. 그리고 종종 1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광현은 예전의 루틴으로 돌아갔다. ‘루틴’은 선발 투수 김광현에게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루틴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소속 팀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에게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겼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10년 넘게 이어오던 루틴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공을 던지게 됐다.

익숙하지 않은 경기 환경이지만, 김광현은 긍정적인 자세로 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는 최근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이제는 루틴과 상관없이 매 경기 전력 피칭을 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6대3으로 앞선 9회 초에 등판해 1이닝 동안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폭스스포츠는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하는 김광현은 9회에 마주한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눈부신 활약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광현은 25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20시즌 개막전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