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부진에도 개인 성적 빛나
다사다난했던 정규시즌 마쳐

▲ 27일(한국시간) 토트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9-2020 EPL 최종 38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2019-2020시즌에도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1대1 무승부)를 끝으로 2019-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미 올 시즌 수많은 기록을 양산한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이라는 ‘유종의 미’도 거뒀다.

◇팔 골절·코로나·군사훈련…‘드라마가 따로 없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지난 시즌 최상의 성적을 낸 토트넘은 올 시즌 거짓말 같은 부진에 빠지며 전반기 EPL에서 하위권으로 처졌다.

그러나 손흥민의 멘털은 흔들리지 않았고, 득점력도 여전했다.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70m를 내달린 뒤 득점한 ‘원더골’로 전 세계 팬들을 흥분시켰다.

이 골은 현지 여러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의 골’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도 썼다.

지난해 11월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려 개인 통산 123골을 쌓았다.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유럽 통산 121골을 뛰어넘으며 한국인 유럽축구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월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EPL 통산 50·51호 골을 꽂아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무대’에서 50골을 돌파하는 찬란한 기록도 남겼다.

하지만 이 때 애스턴 빌라전 활약이 ‘독’이 됐다. 전반전 킥오프 30여초 만에 오른팔 골절상을 입은 상태에서 풀타임을 뛰며 2골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끝나는 듯했던 손흥민의 2019-2020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천재지변’에 연장됐다.

코로나로 리그가 중단된 사이 손흥민은 치료와 재활을 거쳐 몸 상태를 회복했고, 병역특례에 따른 기초군사훈련도 소화하면서 알뜰하게 시간을 보냈다.

리그 재개 뒤 손흥민은 2골 3도움을 더 올리며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공격포인트(21개·11골 10도움), 공식전 최다 공격포인트(30개·18골 12도움) 기록을 남겼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에서 한 시즌 10골-10도움을 올리는 기록도 썼다.

◇득점력에 공격 전개 능력·수비 가담까지…‘만능형 공격수’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플레이메이커로 맹활약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여기에 케인 등 주축 공격수들의 잦은 부상까지 더해지면서 토트넘의 부진은 장기화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토트넘의 공격을 홀로 책임지다시피 하며 명실상부 ‘에이스’로 나섰다.

골잡이 역할 뿐 아니라 때로는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까지 맡았다.

손흥민은 정규리그에서 10개의 도움을 올렸는데 이는 예년의 2배 가까운 수치다. 그는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으로 도움 6개를 올렸다.

후반기에는 조제 모리뉴 감독의 극단적인 ‘수비 우선’ 전술이 자리를 잡으면서 손흥민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손흥민은 이 역할마저 훌륭하게 해냈다. 때로는 측면 공격수가 아닌, 풀백과 비슷한 움직임까지 보여줬다.

손흥민의 분투가 없었다면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티켓도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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