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명일 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위

다급한 목소리의 112 신고가 접수되었다. 딸이 등교 중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떤 이상한 아저씨가 쳐다보고 웃으며 따라와서 학교에 가지 못하겠다는 내용이였다. 경찰은 신속하게 출동하여 대상자의 인상착의 등을 파악한 후 전체 경찰관이 공유하고 대상자를 탐문하였으나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 당시 겁에 질렸던 아동은 얼마나 무서웠고 또 이 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 또 얼마나 공포감을 느꼈을까?

경찰은 포기하지 않고 등·하교 시간대에 집중적인 순찰을 실시하였고 약 2주 후 등교시간대에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성을 발견하였다. 대상자는 자폐장애인으로 보호자 및 관련 지원센터 담당자와 직접 대면하여 추후 재발 방지토록 조치하였고 지속적으로 등·하굣길 순찰을 실시하여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위의 사례는 이번 달에 발생한 사건이다. 검거에만 치중하는 게 아닌 사후조치까지 하는 울산경찰의 아동·여성 안전 종합계획의 시작을 알리는 아동범죄 예방 사례이다.

최근 서울역·거창 여성 상대 묻지마 폭행 사례(5월26일), 미성년자 제자 상대 그루밍 성범죄(5월22일), 창녕 계부에 의한 초등생 여아 학대 사건(5월29일) 등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울산에서도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총 범죄신고 건수가 매년 지속적인 증가 추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가정내 갈등이 고조되고 등원이나 개학이 연기되면서 신고의무 책임이 있는 교사나 보육기관 종사자의 아동 학대피해 발견이 어려워지면서 여성과 아동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울산경찰은 아동이 보호받고 여성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자 ‘아동에게 동심을, 여성에게 안심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心心 프로젝트’ 추진, 3개 분야 17개 과제를 선정하였다.

아동과 여성 대상 범죄 강력대응, 환경개선을 통한 범죄예방, 홍보와 교육으로 인식개선 등의 3개 분야를 주제로 주요 추진 과제로 △위기아동 보호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점검 △이주여성 범죄 피해 신고 활성화 △아동 안전지킴이집 정비를 통한 학교 주변 안전 강화 △아동범죄 예방을 위한 대상자별 맞춤형 교육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성범죄 근절을 위해 주요 유통경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안전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과 여성을 보호하고 관련 범죄에 대해 단호한 대응 및 아동과 여성 피해자에 대한 세심한 보호와 지원활동으로 범죄피해 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아동이 보호받고 여성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사랑은 더 큰 사랑이 되고, 학대·폭력은 악마를 낳는다’는 말이 있다. 즉 사람에게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고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우리 시민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옆집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반복되거나, 잦은 싸움소리,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 등 주변에 관심이 필요한 아동과 여성을 발견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자세를 유지하여 시민과 경찰이 하나되어 노력한다면 아동과 여성에게 안전한 울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명일 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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