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020 미사일지침 개정
우주산업 인프라 개선 토대
정찰위성 개발 등 탄력 기대

고체연료를 활용해 우주 발사체를 연구·개발, 생산, 보유할 길이 열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2020년 7월28일 오늘부터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20년 미사일지침 개정을 새롭게 채택한다”고 밝혔다.

한미 미사일지침은 군사용 탄도미사일, 군사용 순항미사일, 우주 발사체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이번에 개정된 것은 고체연료 사용을 제한해 온 우주 발사체 분야다. 이번에 고체연료 사용이 허용됨에 따라 앞으로 우주로 쏘아 올릴 발사체의 개발 및 생산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 차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과 연구소, 대한민국 국적의 모든 개인은 액체연료뿐 아니라 고체연료와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 발사체를 아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개발하고 생산, 보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미사일지침은 총역적, 즉 로켓엔진이 내는 총에너지 양을 ‘100만 파운드·초’로 제한했다.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려면 5000만 또는 6000만 파운드·초가 필요한데, 이를 50분의 1 또는 60분의 1 수준에서 묶어둔 것이다.

김 차장은 “이 같은 제약 아래서 의미 있는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가안보실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접촉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지시했고, 지난 9개월간 한미 간 집중 협의 끝에 미사일지침 개정에 이르렀다.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군 정보·감시·정찰 능력 발전 △한국 우주산업의 발전 및 젊은 인재들의 우주산업으로의 유입 △한미동맹의 한단계 진전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군용 정찰 위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고체연료 우주 발사체의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면 언제든 필요에 따라 군용 정찰 위성을 쏘아 올려 한반도 상공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김 차장은 “우리는 50조원의 국방예산에도 눈과 귀가 부족했다”며 “우리 계획대로 2020년 중후반까지 우리가 자체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로 저궤도 군용 정찰 위성을 다수 발사하면 우리의 정보·감시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 차장은 “이번 개정으로 우주산업 인프라 개선의 토대가 마련돼 한국판 뉴딜이 우주로 확장되는 길이 열렸다”며 “한국판 스페이스엑스(SpaceX)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탄도미사일 개발 규제를 위해 1979년 만들어진 한미 미사일지침은 그동안 세 차례 개정돼 왔다. 이번이 네 번째 개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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