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수업중 휴대폰 사용 등
코로나로 급도입된 사례들처럼
세상사도 예측모를 반전의 연속

▲ 남호수 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세 번의 반전이 있다. 중국 국경지방에 사는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서 도망쳐 버렸다. 멀쩡한 말이 도망가버려서 주변 사람들이 위로했지만, 노인은 덤덤했다. 그런데 도망친 말이 제비 박씨 물고 오듯 암말과 함께 돌아왔다. 큰 행운이라고 주변 사람들이 축하했지만, 노인은 또 담담했다. 다시 얼마 후 아들이 그 말을 타다 다리가 부러졌다. 다시 사람들이 위로했지만, 노인은 이 또한 복이 될 수 있다며 담담했다. 세월이 흘러 전쟁이 나서 젊은이를 징집해가기 시작할 때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장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수십 년간에 걸쳐온 근무환경에 변화가 대두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원격근무이고, 이에 대한 효율성과 필요성은 일찌감치 설득력을 갖추고 있었다. 정부에서도 2000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해왔다. 그중 근로시간 유연제는 법령을 만들어 강제화한 탓에 성과가 있었으나 재택근무 또는 원격근무 등 근로 장소의 유연제는 도입이 저조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한순간에 재택근무제가 대거 도입됐다. 다시 조만간 재택근무의 확산에 대한 부작용과 반전이 일어날 것이다. 그 반전의 반전은 다시 개선된 재택·원격근무이겠지만 말이다.

20여 년 전부터 IT,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이 바이오산업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난한 투자가 요구됐고, 진단, 신약, 백신 개발 분야에서 실패를 거듭했으며, 중도에 포기한 사례도 허다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그 험난한 시기를 견디며 기술개발을 멈추지 않았던 바이오 기업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제 바이오산업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미래로 화려하게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으로 바이오산업은 차원을 달리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물론 끊임없는 거품, 허상과 쪽박의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나, 반전의 여지가 그리 크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국내 휴대폰 보급률이 50%를 넘어선 2000년부터 휴대폰 사용과 학교수업은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도 논란이었다. 수업시간에 휴대폰 사용은 몰입에 방해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코로나 사태는 이 모든 문제를 수면 아래로 내렸다. 모든 학교에서 일제히, 그렇게도 힘들어했던 그러나 필요성은 수십 년 전부터 인정했던,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수업을 시행했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이미 제도화된 것이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지식을 습득하는데 딱딱한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들을 필요는 없다. 그런 것은 온라인 수업으로 돌리고 오프라인 수업은 완전히 다른 창의성 구현과 체험, 실습의 장으로 변화해야 한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원래 그렇게 가야 하는 혁신을 주저했는데 코로나가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스마트폰의 사용과 디지털 대면 수업의 활성화에 또 다른 반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전은 크지 않을 것이고, 이 또한 더욱 정교하고 효과성이 배가된 온라인 교육, 학습체제에서의 스마트기기의 활용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따름일 것이다.

세상사가 반전의 연속이다. 다만, 눈앞에 벌어진 결과에만 너무 연연하지 말고 미래의 예측하고 대비함으로써 반전의 상황이나 기회가 왔을 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반전의 상황을 제어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올해 코로나 사태 와중에 치러진 총선에서 결과적으로 여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거침없는 독주가 횡행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리고, 다수당의 위력으로 충분히 숙고하지 않은 입법행위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최근 여당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나중에 이번 총선 결과가 새옹지마로 되새김질 되는 일이 없길 바래 본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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