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이용한 작품 구상하고 관람객 이해 쉽도록 총력”
태화강변 철새공원서 열려
이미 수차례 울산 방문해
큐레이터·작가들과 함께
태화강·암각화 등 답사

▲ 박소희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예술감독.

작가 18개팀·작품 20여점
조각·사진·설치미술 등
다채로운 작업방식들 공존
동시대 미술과 시각문화
가능성 보여주는 기회로

올 하반기 울산지역 최대 미술행사가 될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10월15~25일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서 열린다.

개막까지 2개월 여 남았지만 대규모 야외 전시행사인만큼 참여작가군 섭외에 이어 개별 작품이 어느 곳에 놓일 지 등을 협의하는 현장 간담회는 지난달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

박소희 2020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예술감독은 현장 큐레이터와 코디네이터, 참여작가들과 함께 이미 수차례씩 울산을 방문, 태화강 둔치는 물론 반구대암각화, 울산박물관, 장생포 등 울산 곳곳을 답사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4일 오후에도 또다시 현장을 방문, 작가군과 작품별 최적화 된 공간을 꼼꼼히 살피고 돌아갔다.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은 대규모 야외전시에 특화된 공간입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시민들의 관람을 방해하는 요소가 대폭 줄어든 것 같네요. 강 둔치에 자리하지만, 강물과 수면을 활용한 작품이 없어 아쉬웠는데, 올해 전시에는 대지 뿐 아니라 물을 이용한 작품까지 구상하겠습니다.”

올해의 주제 ‘손 안의 작은 광석’은 박 감독이 직접 제안했다. 다소 난해한 단어의 조합 때문에 언뜻 들을 경우 생태-예술-도시-일상을 연결해 온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취지와 부합시키기 어렵다는 느낌이 없지않다.

▲ 송철호 울산시장과 면담한 박소희 감독과 큐레이터들.

하지만 박 감독은 산업수도 울산에서 열리는 컨템포러리 현대미술 전시인만큼 원시의 자연과 첨단문명 간의 연결고리를 제시하는데 적확한 상용어구라고 강조했다.

전시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디어 고고학자인 유시 파리카가 디지털의 물질성과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회학자인 벤저민 브래튼의 ‘우리는 아파리카에서 온 작은 조각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문장을 인용한 것에서 차용했습니다. 첨단문명기기인 핸드폰의 핵심재료는 백금과 콜탄, 바로 광석이죠. 자연물에서 나왔지만, 가치를 지니게 된 그 어떤 것의 총칭으로 봐 주세요. 인위적인 것을 무조건 부정하지말고, 인간의 개입에 따라 재차 작동방식을 바꾸는 지구의 새로운 현상 속에서 동시대 미술과 시각문화의 가능성을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올해 참여 작가군은 18개팀 정도로 구성한다.

조각, 사진, 미디어, 설치미술, 회화 등 다채로운 작업방식이 함께 공존하게 된다. 전체 작품 수로는 20여 점에 이른다.

“설치미술제 본연의 취지를 살리려면 현장에서 새로 탄생하는 작품으로만 구성해야 하는데, 그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거든요.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각기 다른 방식의 작업이 한 결과물에 담길 수도 있어요. 다행히 함께 현장을 방문했던 작가분들 반응이 꽤 좋아요. 오기 전에는 불안했는데, 막상 현장을 보고나니 작가분들 의욕이 더 충만해 진 걸 알겠더라구요.”

한편 박소희 예술감독은 영은미술관 전시팀장, 노블레스 컬렉션 디렉터, 코아프로젝트 총괄큐레이터, 문화역284 다빈치코데스전 총감독을 역임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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