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간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

술 안마시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견

대부분 무증상, 복부불편·피로감도

방치땐 지방간염·간경변·간암 유발

적극적인 체중 감량으로 호전 기대

약물보다 생

▲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술을 과도하게 마시지 않는 데도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368명에서 2019년 9만9616명으로 증가했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흔히 지방간은 과다한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견된다.

지방간의 80%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세계 인구의 10~30%를 차지할 정도다.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치료하지 않으면 10년 내 간경변 진행

비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다한 음주, 지방간을 일으키는 약물의 복용, 바이러스간염이나 유전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간질환 없이 영상학적 검사나 조직학적 검사에서 간 내 지방침착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위험인자는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인데 대부분 심혈관질환과 관련이 있는 요인이고 갑상선 기능 저하, 다낭성 난소 증후군, 수면 무호흡증 등과도 관계가 있다.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단순한 지방간이 있는 경우에 섬유화가 진행되면 3년 내 20%가 지방간염을 일으킨다. 이 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10년 내 10~29% 정도에서 간경변으로 진행돼 회복이 어렵고, 4~27%가 간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복부 불편감이나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혈액검사가 정상인 경우가 많다. 간 비대가 생길 수도 있고 지방간염이 되면 간효소 수치에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간내 염증 호전

무엇보다 적극적인 체중 감량으로 지방간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전문의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했을 때 간내 지방량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7% 이상 체중을 감량하게 되면 간내 염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칼로리 섭취량이 증가하면 간기능검사 이상을 일으키고 간내 중성지방이 증가하므로 하루 에너지 권고량보다 25% 줄여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성별, 나이, 체중 및 활동량에 따라 개별적인 섭취량은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그 자체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이와 별개로 운동량 증가에 따라 간내 중성지방과 간손상을 줄여 지방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격렬한 운동을 실시한 집단에서 지방간비율이 적고 운동시간을 늘렸을 때 간경변 위험도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운동의 종류, 강도, 시간 등에 대한 최적의 방식은 정립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유산소 운동은 빨리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있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약물요법으로는 당뇨병이 없는 경우 지방간 호전을 보이는 비타민 E를 권하고 있는데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방간염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용량 증가에 따라 출혈등의 부작용이 있어 장기간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 전문의는 “지방간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효과가 입증된 것은 생활개선치료이며 체중감량을 위한 칼로리 제한, 저탄수화물 식이와 중등도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정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며, 지방간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심각한 건강문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약물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활동량을 늘이고 좌식생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지방간에 효과가 있으므로 좀 더 움직이는 자세가 도움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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