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쑥대밭’ 최소 100명 사망·4000여명 부상
인화성 질산암모늄 폭발 추정
베이루트항 창고 두차례 폭발
인근 빌딩 순식간에 무너지고
10㎞밖 건물 유리창도 와장창

▲ 5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 주변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부서져 있다. 전날 이곳에서는 두 차례 대폭발이 발생해 베이루트 시내 전체를 흔들었으며 많은 건물이 주저앉거나 심한 손상을 입었다. 베이루트AP=연합뉴스

지중해 연안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초대형 폭발 참사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최소 100명, 부상자도 무려 4000여명에 달한다.

정확한 참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별도의 안전장치없이 장기간 대량으로 적재됐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리 소홀에 따른 사고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지만, 질산암모늄 보관 사실을 알고 있는 외부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일종의 폭탄 공격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오후 6시께 베이루트 항구에서 두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두 번째 폭발이 훨씬 더 강력했다.

10㎞ 떨어진 빌딩의 유리창이 깨질 정도였다. 빌딩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항구 주변 상공은 거대한 검은 연기에 뒤덮였다.

요르단 지진관측소는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 충격이라고 추정했다.

레바논에서 최소 160㎞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키프로스 매체들이 전했다.

원자폭탄이 터진 것처럼 흰 구름이 순식간에 부풀어 올라 상승기류를 타고 버섯 모양으로 하늘로 치솟았고, 검은 연기는 이웃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번졌다.

베이루트 시장은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폭발 같았다.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스카이뉴스 아라비아 채널과 생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애도의 날’을 선포했다.

 

디아브 총리는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번 재앙에 책임 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당국은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장기간 적재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도 사용된다.

지난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서 폭발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많게는 2000~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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