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주력산업 앞세운 제조업 메카로
코로나 팬데믹 충격 전국서 가장 커
4차 산업혁명 대비 과감한 투자 필요

▲ 김창식 정치·경제부장 겸 부국장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위험한 단어는 ‘불확실성’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확실하지 아니한 성질. 또는 그런 상태’다. 즉 경영전략을 세우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많은 상황들이 발생하는 위험이 ‘불확실성’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무역주의, 신종코로나 팬데믹, 외환시장 리스크, 대북위험, 한일 갈등, 이란 등 중동 리스크, 유로존 위험, 그리스·브라질 등 신흥국 리스크 등등. 불황실성은 항상 가까이 있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더라도 리스크를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을 헤지하고 최소화하는게 최선의 전략일 것이다.

지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을 앞세워 지난 50년 성장기를 구가한 제조업 메카 울산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주력 제조업은 이미 성장정점을 지나 쇠퇴기로 접어들었고 신종코로나 팬데믹은 수출주도형 제조업도시 울산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종코로나 팬데믹 충격파는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받았다. 올해 상반기 울산의 수출 감소율(-23.5%)은 17개 시도 가운데 1위다.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수출이 격감하며 총 수출액은 14년전인 털썩 주저앉았다.

울산이 코로나 충격파에 타격을 받은 이유는 지역 산업구조가 제조업 및 제조업의 수출 편중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울산은 물론 조국의 곳간을 채워준 울산의 제조업은 어느듯 ‘글로벌 불확실성’이란 외풍에 극단적인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3대 제조업을 보완할 여타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을 갖추지 못한 산업구조의 취약점이 ‘위기를 안고사는 웃고픈 산업도시’로 부메랑이 됐다.

울산상의가 최근 발간한 ‘울산시 구군별 산업 특화 현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제조업의 산업 특화도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조업 사업체 수는 울산 제조업 전체의 46.6% 수준이지만 종사자 수는 71.2%, 출하액은 81.9%, 부가가치는 79.9%에 달했다. 울산의 총부가가치(2018년 기준) 중 제조업 비중은 61.6%로 전국 평균(29.1%)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모두 고용 특화도가 전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산업 집적지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한 자료지만, 역설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울산은 여전히 전통 산업도시로의 틀에 갇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제조업이 주도하는 울산의 2차 산업(광업, 건설업 등)의 비중(69.4%)은 전국 평균(36.5%)보다 거의 두배 가량 높다. 반면 3차 산업(IT산업, 서비스업 등) 비중(30.4%)은 전국(61.5%) 대비 상대으로 빈약한게 현실이다.

침체된 경제에 스타트업 등 창업과 기업유치, 투자유치도 여전히 부진하다. 울산지역 혁신형 중소기업(벤처·이노비즈·경영혁신) 비중은 전국 대비 1.4%에 불과하다. 제주와 세종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다.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울산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곧두박질쳤다. 상반기 울산지 외국인직접투자액은 작년보다 88.4% 격감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미래 불확실성에 과감히 투자하자. 지금 처럼 지역경제 주체가 오직 ‘글로벌 불확실성’이 걷히기를 기대하기에는 울산이 처한 위기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자칫 코로나 이후 비대면 등 서비스업 확대,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큰 변화의 물결에 뒤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꺼져가는 울산의 성장엔진을 가동할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살려내자. 지역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제조업의 핵심기술 확충과 고도화,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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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정치·경제부장 겸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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