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동구 대왕암공원 일대의 해상케이블카 설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타당성 및 적격성 평가를 1년 만에 통과했다. 20여 년 전부터 추진해오던 영남알프스케이블카에 비해 오히려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 사업이 환경문제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민자사업으로 전환한 영남알프스케이블카도 지난해 적격성 판정을 통과한지 7개월 만에 3자공모에 들어간다. 추진속도가 비슷해지면서 울산지역은 오는 2023년이면 해상과 산악에서 2개의 케이블카 동시 개통의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적으로 케이블카 설치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울산의 뒤늦은 케이블카 설치가 관광산업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한 케이블카로는 2008년 운행을 시작한 통영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2014년 여수해상케이블카, 2017년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2017년 삼척해상로프웨이, 2018년 사천바다케이블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케이블카는 연간 200만~50만명의 탑승객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울산에서 가장 가까운 부산송도해상케이블카는 812억원의 민간자본으로 설치돼 2018년 한해 150만명의 탑승객을 불러들였다. 개장 후 첫해라 부산시민의 수요가 많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관광객의 수요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은 통영과 여수다. 이들 두 지역의 한해 탑승객은 통영 140만명, 여수는 200만명에 달한다.

울산도 케이블카 설치가 관광산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부산·통영·여수를 비교대상으로 삼다가는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부산은 인구가 300만에 이르는 우리나라 제2도시이다. 통영·여수는 케이블카 설치와 상관없이 이미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도시로 알려진 곳이다. 케이블카로 인해 관광산업이 활기를 띤 것은 아니다.

대왕암케이블카와 영남알프스케이블카가 자체적으로 특별한 매력을 만드는 한편 울산지역내 관광자원들과의 연계성을 갖추어야 한다. 예를 들면 대왕암케이블카는 젊은 층의 호응도가 높은 집라인이 연결돼 있으므로 주변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관광자원 확보가 중요하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는 영남알프스를 하루 만에 종주하려는 산악인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으므로 밀양케이블카와 연계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전국적으로 50여곳에서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있거나 설치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울산지역의 2개의 케이블카도 무한경쟁에 놓여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치밀한 사전계획으로 운영난을 겪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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