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미’ 직접 영향권
오늘 강풍 동반한 많은 비
곳에 따라 최대 300㎜ 이상
계속된 비로 지반 약해져
산사태 등 피해 우려 긴장

 

장마기간 전국이 집중호우로 50명의 인명피해와 약 6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수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10일 전국적으로 최대 500㎜, 울산에도 최대 3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지난 6월26일 시작된 장마가 46일째 이어지면서 경사면 토사 유실, 싱크홀 등이 발생해 복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태풍까지 북상해 폭우와 강풍에 의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5호 태풍 장미가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해상에서 발원해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중이다. 울산은 10일 오전부터 태풍 예비특보가 내린 상태이며, 태풍이 울산 인근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35~70㎞/h(10~20m/s)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지역에 따라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순간 최대풍속은 90㎞/h(25m/s)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46일째 이어지고 있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이미 울산의 지반이 많이 약해져 폭우와 강풍 등에 따라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지난 주말 울산을 비롯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태화강 상류 댐들이 만수위를 기록해 월류되고 있다. 8일 울산 울주군 사연댐에서 한 시민이 월류되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앞서 지난 주말 집중호우 등으로 8일 일산해수욕장 사거리 도로에 길이 1m, 폭 1.5m 크기의 싱크홀이 생기는 피해가 발생해 7시간만에 복구가 완료됐다. 싱크홀이 발생한 지난 8일 울산에 내린 비의 일강수량은 평균 35.5㎜에 불과했으나,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컸다. 북구 매곡의 경우 8일 일강수량 107㎜를 기록했으며, 두서가 뒤를 이어 88.5㎜를 기록했다.

산림청 역시 지난 8일 울산을 포함해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해 주의를 요구했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인데 심각 단계가 가장 높은 단계이다. 비가 계속 내릴 경우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현재 울산의 산사태 우려 지역은 총 969곳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각 지자체와 함께 위험도에 따라 산사태 우려 지역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지난달 말 내린 집중호우 때 토사 유실 과정에서 낙석방지망 등이 크게 훼손됐으나 복구가 제대로 안 된 곳도 있어 태풍으로 인해 다시 토사 유실과 낙석에 따른 인명피해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울산지역의 사연댐과 대암댐, 대곡댐, 회야댐 등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9일 오전 기준 각 댐의 저수율은 90~100%이다.

울산은 지난달 23일 집중호우로 울주군 서생면 위양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 2대가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운전자 1명이 숨진채 발견되는 등 장마로 각종 피해가 잇달았다. 당시 울산소방본부에 접수된 침수, 차량 고립 등 비 피해는 침수 21건, 도로 침수 12건, 사면유실 5건, 어선 피해 4건 차량 침수 2건, 하수처리장 침수 1건 등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 접수된 비 관련 피해 민원은 300여건에 달했다.

이보다 열흘 앞선 지난달 13일에도 최대 200㎜에 달하는 비가 내리면서 온산읍 학남산업단지 내 토사가 유실되거나 비바람으로 장생포 지역의 담장이 파손되는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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