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일대 대규모 수해에
통합 “민주 4대강 반대한 탓”
민주 “4대강 탓에 피해 키워”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10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철원군 오덕초등학교에 마련된 수해 이재민 임시 대피소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 폭우로 대규모 인명과 재산피해 연장선에서 이명박(MB) 정부의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구여권으로 MB 정권을 창출한바 있는 미래통합당이 섬진강 등지에서 홍수 피해가 커진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4대강 사업을 반대한 탓이 크다고 책임론을 펴자,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수해 피해를 유발한 것이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서면서 공방이 불붙고 있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통합당을 겨냥해 국민 안전을 정쟁화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이 기회에 4대강 사업뿐만 아니라 기상이변에 대응해서 ‘물그릇’을 더 크게 할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한 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당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과학적 검증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고 집권해서는 적폐로 몰아 보 해체까지 강행했다. 이제 와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습폭우라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정권 사람들 진짜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 번째),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전남 구례군 오일장을 찾아 김영록 전남지사 등의 안내를 받으며 침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설훈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언급하면서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 둑이 못 견딜 정도로 수압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설 의원은 “통합당이 4대 강 예찬론을 다시 끌고 오면서 수해마저 정부 비방 소재로 쓴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윤건영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통합당이 섬진강 등에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번 물난리를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윤 의원은 “아직 재난은 진행 중인데 야당은 남 탓부터 하고 있다. 정말 제정신인가”라며 “앞에서 열심히 전투에 임하고 있는데, 뒤에서 발목 잡는 형국”이라고 항의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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