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형 혁신학교 ‘서로나눔학교’ 새로운 학습공동체 정착
창의적 민주시민 기르는 공교육 모델학교
지난해 9곳 지정 이어 올해 3곳 추가 지정

▲ 삼동초등학교 여름계절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교육 패러다임도 크게 바뀌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 패러다임 속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교육혁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에 지난해부터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를 확대해 협력과 나눔의 민주적 학교문화를 바탕으로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존중의 생활공동체를 만드는 한편, 교육과정과 수업혁신을 통해 서로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 삼동초등학교 여름계절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서로나눔학교’ 12곳 지정…매년 확대

‘서로나눔학교’는 배움과 성장 중심의 교육과정과 수업혁신을 통해 ‘서로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노옥희 교육감 취임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울산형 혁신학교’다.

혁신학교는 교육공동체 참여와 협력으로 교육 과정과 학교 운영을 혁신,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공교육 모델학교를 말한다. 현재 전국에서 1525개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는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서로 소통하는 학교문화, 서로 존중하는 생활공동체, 서로 같이 참여하는 수업, 서로 성장하는 교육과정이 4대 운영과제다.

시교육청은 애초 매년 5개 학교씩 4년간 20개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할 예정이었으나, 첫 해인 지난해 9개교를 지정한 데 이어 올해 3곳을 추가 지정, 사업 대상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서로나눔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중구 병영초·옥성초, 동구 상진초·양지초, 북구 호계초·울산동천고, 남구 강남초, 울주군 두동초·삼동초·청량초 등 초등학교 10곳과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이다. 이중 고헌초, 다전초, 상북중 3곳이 신규 서로나눔학교로 지정됐다.

시교육청은 또 올해부터 중구와 남구 등 지자체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서로나눔교육지구사업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공동체의 참여와 협력으로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공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변화의 중심에 서로나눔학교가 있다고 보면 된다”며 “서로나눔학교는 경쟁과 서열 중심의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삶과 연계된 교육, 배움이 즐거운 학교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동초, 주변 자연환경 활용 ‘계절학교’ 운영

◇계절학교·회복적 생활교육·학습공동체 운영

서로나눔학교 운영의 대표적인 사례가 삼동초와 호계초, 청량초등학교다.

울주군 삼동초등학교(교장 양경용)는 주변의 자연 환경 속에서 오감을 활용한 실제적인 체험과 경험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봄·여름·가을·겨울 등 각 계절에 따른 계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17일 학교 앞을 흐르는 보은천 냇가에서 여름계절학교를 열었다. 냇가에 모인 학생들은 각자 만든 종이배를 냇물에 띄워 경주를 했고, 냇물에 발을 담그고 바가지로 수조 채우기 시합을 했다. 또 물고기 잡기와 다슬기 채집 등 자연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양경용 삼동초 교장은 “학교를 둘러싼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자연과 공존하며 더불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계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호계초등학교의 회복적 생활교육 일환 학부모들의 존중의 약속 만들기 모습.

호계초 ‘회복적 생활교육’ 특색과제로 실천

북구 호계초등학교(교장 김경희)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 문제를 건강한 공동체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회복적 생활교육’을 올해 특색과제로 정해 실천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에 지난 2월부터 개인별로 원격 직무연수를 통해 회복적 생활교육의 필요성과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회복적 정의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고, 신뢰서클과 회복적 대화 등 실천 방법을 연습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학생들은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신뢰서클을 경험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은 학급별 ‘존중의 약속’을 만들고 실천해 가고 있다.

▲ 호계초등학교의 회복적 생활교육 일환 학부모들의 존중의 약속 만들기 모습.

김경희 호계초 교장은 “학생들이 처음 신뢰서클을 시작할 때는 서먹서먹해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마음을 여는 질문과 주제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자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서로를 존중하기 위한 약속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청량초, 콘텐츠 제작 등 전문 학습공동체 운영

울주군 청량초등학교(교장 최흥근)는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등교 개학 연기 등 초유의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 청량초등학교의 전문적학습공동체 자체 제작 콘텐츠.

우선 온라인 수업을 위해 원격 플랫폼 결정과 학습 방법에 대한 결정을 학부모 설문조사와 교원 다모임을 통해 결정했고, 수렴 결과를 통해 콘텐츠 중심 수업과 e학습터를 통한 원격 수업을 실시했다. 또 콘텐츠도 자체적으로 제작해 학생들이 손쉽게 온라인 상황에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최흥근 교장은 “교사들의 자발성과 동료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지금과 같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모든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6개 주체별 네트워크 운영 공동성장 방안 모색

◇자발적 변화…학교 혁신문화 확산

▲ 음악줄넘기 콘텐츠 제작 모습.

울산시교육청은 서로나눔학교 운영 2년차를 맞은 올해 교육공동체가 주체가 돼 지역과 학교의 공동 문제와 현안을 협력적으로 연구하고 해결해가는 협의체로 서로나눔학교 간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 학교의 변화에서 상호협력과 파트너십을 통한 동반 성장을 위해 교장·교감·교사·행정실장·교육업무실무사·학부모 등 6개 주체별 네트워크를 운영, 역량 강화 및 공동 성장 방안을 모색중이다.

또 ‘찾아가는 학교혁신 두드리기 톡톡(Talk Talk)’을 운영, 서로나눔학교에 대한 이해는 물론 교육공동체의 자발적인 변화와 성장을 통한 학교혁신 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이밖에도 ‘서로나눔학교 관리자 연합 네트워크’와 ‘서로나눔학교 설명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서로나눔학교의 활성화와 정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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