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市재난관리기금 718억
코로나 대응에만 432억 써
109억 가량밖에 남지 않아
기상이변 탓 재난 속출 속
복구 위한 예산 부족 우려

 

재난 상황 발생 시 피해 지원·복구에 사용하는 재난관리기금이 급감해 연내 대형 재난이 발생할 경우 대처가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에 4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한꺼번에 집행된 탓인데, 울산시는 예비비 등을 활용하면 대응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행정안전부와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재난관리기금 잔액은 2조131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산액 6조8941억원 중 약 70%에 달하는 4조7625억원은 상반기에 이미 집행됐고, 30.9%만 남았다. 이는 신종코로나 대응에 재난관리기금을 집중한 결과다.

울산은 올해 재난관리기금 949억원 중 485억원을 소진, 464억원(48.9%)이 남아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이는 5개 구·군의 재난관리기금을 합친 것으로, 시 기금만 계산하면 잔액은 크게 줄어든다.

7월 말 기준 울주군이 87억원 중 12억원을 사용해 75억원으로 가장 많은 잔액을 보유했고, 남구 57억원 중 44억원, 북구 31억원 중 19억원, 동구 27억원 중 19억원, 중구 8억원 순으로 잔액을 보유했다. 구·군의 재난관리기금을 제외한 시 재난관리기금 사용 가능 잔액은 109억원 수준이다.

시는 올해 718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편성했다. 이 중 올 상반기 신종코로나 대응에 384억원, 자연재난 내진성능보강에 47억원 등 431억원을 사용했다. 이후 7월 한 달 동안 코로나 대응에 48억원을 추가 사용하는 등 올해 집행 예정액 대비 사용 가능 잔액은 109억원만 남게 됐다.

문제는 최근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언제 대형 재난이 발생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타 시도의 경우 올해 역대급 장마로 인해 수해가 발생하면서 복구 예산 부족이 현실화됐다.

이와 관련, 시는 재난관리기금 부족으로 재해 복구·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올해 집행 예정액 대비 사용 가능 잔액은 109억원이지만 수입과 집행 예정액을 제외한 예정 잔액은 264억원이어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면 373억원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럴 경우 내년부터 재난관리기금 예치금을 처음부터 다시 적립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2021년 의무 적립액은 242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올해 718억원의 33.7% 수준에 불과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집행 예정액이 소진되면 예정 잔액을 활용할 수 있고, 예비비에도 재난안전 관련 비용이 편성돼 있는 만큼 예산 부족으로 재해 복구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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