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13일 제7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해양, 산악, 산업, 생태, 역사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관광도시’라는 거창한 비전을 걸었다. 목표는 오는 2026년까지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다. ‘영남권 대표 관광거점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설정했다. 목표를 원대하게 설정하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의 현실적인 관광여건을 살펴보았을 때 불과 5년만에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이번 용역의 목표는 거의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 시점에 관광객은 이전보다 줄어들지언정 늘어나지는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무턱대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상위 계획에 울산의 관광개발계획을 끼워 맞추기보다는 울산 나름대로의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날 용역 착수 보고회 내용을 분석해 보면 울산은 연도별 관광객 수가 지난 2017년 500만명, 2018년 520만명, 2019년 502만명으로 집계돼 있다. 울산 내 관광지역별로 세분해 보면 해안지역이 202만명, 도심·태화강 지역 163만명, 산악지역 93만명, 내륙지역 45만명 등이다. 이와 관련, 시는 이번 관광개발용역을 통해 2022~2026년 5년 동안 관광개발을 집중적으로 시행, 관광객 수를 지금의 두배인 1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5년 안에 울산을 이른바 ‘영남권 대표 관광거점 도시’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는 희망사항에 가깝다. 예를 들어 체류형 숙박관광의 경우 부산은 관광호텔업 81개, 가족호텔업 1개, 호스텔업 65개, 소형호텔업 2개이고. 경남은 관광호텔업 50개, 가족호텔업 20개, 호스텔업 23개, 소형호텔업 1개인데 반해 울산은 관광호텔업 14개, 가족호텔업 1개가 전부다.

울산은 또 산업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는데다 부산·경남과의 관광 차별성도 없다. 그 뿐만 아니다. 울산지역 관광자원간의 연계성도 없어 관광자원들이 제각각 엇박자를 내고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관광객들은 울산에 잠시 머문 후 경주와 부산으로 떠나고 있다.

울산이 관광도시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낙후돼 있는 울산 관광의 실상을 가감없이 진단한 다음 현실성 있는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그 동안 울산의 관광개발계획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5년 또는 10년 단위로 기계적으로 수립해 온 것이 사실이다. 똑같은 밑그림에 수치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다른 도시들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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