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독자기고
[기고]코로나 그 이후의 건축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8.19  20:43:5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안원용 미국 Timothy Haahs&Associates 프로젝트 디자이너
지금까지 건축 디자인에서 큰 관심 중 하나는 ‘어떻게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드는가’ 였다. 필자도 일리노이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는 동안 교수님 및 친구들과 함께 건축과 스튜디오에서 수 없이 고민했던 게 어떻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공간에 모여 서로 소통하게 하는가 였다.

그리스에서 ‘아고라’라고 불리고 로마에서는 ‘포럼’이라고 불리었던 광장 문화에서 볼 수 있듯이 소통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건축의 중요한 주제였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캄피돌리오 광장, 또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젤라또를 먹는 장면으로 유명한 스페인광장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 주제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접촉보다는 비접촉을 선호하고 대면보다는 비대면을 택하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건축 또한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14세기의 흑사병이 도시 정비를 가속화하고 18세기에 황열과 19세기의 콜레라가 도시의 하수도 시설 및 옥내 배관 개선을 촉진시켰듯이,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코로나가 건축의 방향을 또 한 번 바꿔 놓으려는 것이다.

실제 뉴욕의 아파트 레이아웃은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눈에 전체 공간이 들어올 수 있게 개방된 인테리어를 선호했지만, 재택 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늘어났다. 재택근무를 하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자신들의 교실이 될 따로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뉴욕에서는 방음이 잘 되고 큰 책상을 넣을 수 있는 홈 오피스가 따로 있는 아파트의 수요가 늘고 있다. 뉴욕을 포함해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에 따라 홈오피스 및 분리 가능한 공간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다.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로 집은 ‘쉼’ 이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맡아야 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카페, 피트니스센터, 스파 등 우리가 외부 공간에서 하던 활동을 집 안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LA에서는 수영장이 갖춰진 집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고, 새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햇빛을 즐길 수 있는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는지 꼭 확인한다. 미니멀리즘의 깨끗하고 심플한 벽 대신, 외부에서 제한된 활동 다양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르 코르뷔지의 미니멀리즘 건축과는 조금 멀어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말했던 ‘A house is a machine for living in, (집은 살기 위한 기계)’ 과는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건물에 들어서면 문부터 시작해서 엘리베이터 버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키패드와 같이 여러가지 물건을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눌러야만 했다. 바이러스가 접촉에 의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자인과 그와 관련된 기술이 주목된다.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홍채, 음성, 바코드 등을 인식하고 사용자의 움직임을 예측해 건물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한편 건물 내 동선을 조정해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이전부터 계속 개발되어왔던 기술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런 기술들의 건축에 대한 적용이 더욱 가속화되고 건물은 마치 거대한 로봇처럼 변화될 것이다.

마스크 쓰기, 화상 채팅을 통한 미팅 등 예상치 못했던 생활 방식이 어느새 우리 일상에 자리잡고 있다. ‘뉴노멀’ 시대에 맞춰 우리의 생활 패턴이 바뀌고 우리 삶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축 또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갑작스레 나타난 이 바이러스는 서로 간에 거리를 두고 접촉을 피하는 생활 방식으로 이끌고 있다. 뉴노멀 시대에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서로 간의 단절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안원용 미국 Timothy Haahs&Associates 프로젝트 디자이너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www.ksilb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자단기, 전기기사·정보처리기사 시험 직후 무료 가채점 서비스 시행
2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우선협상대상자에 세진중공업
3
비어버린 울산시 지갑, 따놓은 국비도 날릴판
4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절차상 하자 없어”
5
[태화강]메가시티와 메가트래픽 허브
6
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부결 한달째 ‘네탓 공방’
7
북구 송정역 정식명칭 ‘북울산(박상진)역’
8
‘무료수강’ 학점은행제·독학사 관심자 국비지원없이 센터취업돕는 심리상담사자격증
9
김해시 최대규모 메머드급 아파트,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분양 앞둬
10
S-OIL, 차세대 연료전지社 투자…수소사업 본격진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