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순 호계초등학교 학부모

호계초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가 1학년 때부터 학부모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처음에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학교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 제일 먼저 내가 좋아하는 도서실 명예사서부터 신청해 도전하게 됐다. 내 아이를 학교에서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안도감에서 시작하게 됐는데 활동하면 할수록 책임감 있는 학부모의 자세로 명예사서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학부모로서 참여한 일 중에서 제일 잘했다고 자부하는 것 중 한 가지다. 그 외에도 여러 학부모회 활동에 참여했는데 호계초가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로 지정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부모 활동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학부모 책 읽어주기 활동이다. 처음엔 그냥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얼굴 표정과 목소리의 변화까지 표현하며 아이들에게 들려줘야 해 무척 힘들었다. 아이들 앞에서 책 속의 내용을 감정으로 표현하며 읽어야 한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고 자신감 또한 바닥이었다. 그러던 참에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동화구연 연수를 하게 돼 반가운 마음에 참여했고 자꾸 연습하다 보니 재미도 느끼게 되고 자신감도 얻게 돼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 호계초의 가온누리 한마당 축제 때 많은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동화구연을 선보이는 기회도 가지게 됐다. 지금도 지속해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아침 독서시간에 책 읽어주기를 실시하며 담임선생님과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

학부모 활동 중 두 번째는 교육과정 워크숍 참여다. 서로나눔학교가 추구하는 민주적인 회의 문화와 구성원의 자발성으로 선생님끼리의 회의 문화를 비롯해 학생자치회 및 학부모회의 민주적인 회의 문화가 정착됐는데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도 수용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됐다. 교사, 학생대표, 참여를 원하는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한 모둠을 이루고 한 학기 동안 교육과정 운영 및 학교 활동에 대해 평가와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모아 그 내용을 전체와 공유하며 3주체가 함께 했던 교육과정 워크숍은 민주적인 회의 문화의 결정판이었다. 작년에 학기별 1회씩 7월과 12월에 교육과정 워크숍을 실시했는데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학교를 좀 더 이해하게 됐으며 학부모 역할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

마지막으로 학교 공간 혁신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공간혁신프로젝트 사업과 세이브더칠드런 주최의 참좋은 놀이터 조성 사업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3주체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학생들이 종일 공부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장소가 어떻게 변화되면 좋겠는지 서로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모아나가면서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면서 또한 우리 모두였구나 하고 느끼게 됐다. 참여한 학생들과 토의하는 과정에서 본인들이 어떻게 설계하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고 서로 배려하며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서로나눔학교 학부모회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교장선생님의 역할이다. ‘학교에 이는 바람은 교장선생님이구나’라고 생각한 이유는 학교 안팎이 너무나 많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의 열정과 교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학교의 많은 것들이 변화되는 것을 학교 안에서 직접 봤고, 모두가 마음을 모아 변화돼 가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그 중심에 당연히 학부모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서로나눔학교를 통해 내가 가장 많이 변화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도 함께 높아졌다. 또한 예술감성교육과 체험형 프로젝트 학습을 하며 소극적이던 아이들이 연극무대나 발표회에서 자신 있게 표현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다. 우리 학교의 교육비전처럼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기쁨과 행복을 서로 나누며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호계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 주신 호계초등학교 모든 교육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 가득 전한다.

유미순 호계초등학교 학부모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