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등 원자재 급등에도

수주난 조선업계 요구 수용

국제 철광석값이 급등하며 원료비 부담이 커진 국내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와의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에서 고통분담을 선택했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산 상황에서 수주 부족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와 고통분담 차원에서 가격인하를 결정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과 올해 하반기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 협상 과정에서 t당 3만원 미만선에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7월말 조선 3사와 하반기 조선 후판 가격 협상 과정에서 3만원 수준의 가격을 인하했다. 철강회사와 조선사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라 후판 가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철강업계는 1년에 두 번(상·하반기) 조선업계와 선박 건조용 후판 제품 가격 협상을 벌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 철강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가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자 하반기 반드시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무섭게 급등하고 있기 때문.

길제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1일 t당 127.38달러를 기록, 6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일주일 뒤인 지난달 28일 123.8달러로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되기 직전인 2월보다는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인데도 수주난에 따른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조선업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는 조선업계의 수주물량과 해외 후판 수입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량(661만CGT)은 지난해보다 58%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30% 미만, 삼성중공업도 20% 초반에 불과하다.

후판가격 인하로 울산 조선업계는 일단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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