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숙 울산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

국민(國民)이란, 국가의 구성원이 되는 법적 자격을 가진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개개의 국민 개념에 갇히지 않고 확장된 국민의 범위는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자로 되어 있다. 국적의 취득은 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 국민의 범위 안에는 국민의 자격이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자격을 갖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

세계적으로 보면 300년 전에 국민이 된 나라도 있고, 500년 전에 국민이 된 나라도 있다.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백성이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국민이다. 백성은 나라의 주인(임금)을 모시고 사는 것이다. 국민이 된다는 것은 나라의 주인이 된다는 거다. 주인에게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나라 주인으로서 주인의 역할을 해야 되고 역할을 하지 못하면 나라는 망하게 된다. 백성인 시절엔 임금이 망하면 백성도 같이 망했다. 원나라의 간섭기와 일본의 강점기가 그랬다. 백성인 시절엔 나라 일을 할 사람만 글을 배우고 지식을 익힐 수 있었다. 지금 국민은 누구든지 나라 일을 할 수 있고 지식은 누구나 익힐 수 있게 됐다.

개인의 자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동체 안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 사태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고 종교의 자유나 개인적 신념의 영역도 아니다. 전염병은 개인의 존엄한 생명권을 지키는 문제이다. 특히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조차 버거운 이웃들, 취약계층에게 더욱 위험한 생사가 걸린 문제다. 우리는 예로부터 공동체주의가 강했다. 공동체 안전을 위해 동선 추적, 격리조치하는 것이 충분히 용인돼야 한다. 공동체 안녕을 위해 개인의 불편을 참아내야 하고, 국민의 안전문제이기 때문에 사생활보다 공공의 안전에 역점을 둬야한다. 예방과 방역에 집중해야 할 엄중한 상황에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섣불리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방종해서는 안 된다.

자유와 방종, 그 의미는 엄연히 다르다. 자유는 도덕적 규범이나 사회적 가치가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의지대로 행동하므로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 반면 방종은 그러한 것들을 무시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종을 마치 자유로 착각하고 자기 맘대로만 행동한다면 이것은 선량한 국민에게 민폐이고 이기주의다. 내가 귀한 존재인 만큼 내 이웃도 귀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 신의 가르침이고 법으로 국민의 의무와 책임을 명시를 했다면 그 소임을 다 하였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것이 국민의 자격이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릴 때도 있다. 지금이 물 밖에 나온 물고기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제발 이 각기를 이겨 낼 수 있도록 개개인이 국민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외쳤던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강을 거슬러 헤엄치는 자가 강물의 세기를 안다’고 했다.

최명숙 울산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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