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김광현 신인상 차지할만해”
신시내티전 무실점 2연승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1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USA 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신인왕’.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겐 ‘꿈의 타이틀’이 아니다.

김광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신인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광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2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개를 잡았다.

김광현은 소속팀이 이날 신시내티에 16대2 대승을 거두면서 승리 투수가 됐고, 세인트루이스는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타선의 지원 속에 무실점 역투를 펼친 김광현은 8월23일 신시내티전 이후 열흘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김광현의 시즌 성적은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이다.

팀 마무리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두 번째 등판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꿨는데, 선발 4차례 등판에선 평균자책점 0.44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는 1913년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이후 좌완 선발 투수의 데뷔전부터 4경기 평균자책점 역대 기록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81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기록한 0.25다. 발렌수엘라는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신인상을 석권했다.

김광현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신인왕에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김광현은 올 시즌 20이닝 이상 던진 전체 신인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린다.

2위 보스턴 레드삭스의 필립스 밸디즈(1승 평균자책점 0.86)가 김광현과 함께 평균자책점 0점대를 찍은 가운데,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2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타자 중에선 내셔널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유격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올해 31경기에서 타율 0.356, 4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객관적으로 크로넨워스의 활약상이 돋보이지만, 김광현도 충분히 신인왕에 도전해볼 만하다.

미국 언론도 김광현의 호투에 찬사를 보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방송사 KSDK 코리 밀러 기자는 트위터에서 “이미 시작했는지 모르겠는데, 이제는 김광현의 내셔널리그 신인상 수상 논의를 시작할 때”라며 김광현의 신인왕 가능성을 점쳤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인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제프 존스도 트위터에서 “그렇다.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차지할 만하다”라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그러나 김광현은 겸손하게 “지금까지는 운이 따랐다. 신인왕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김광현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 영어로 표현하면 ‘갓 블레스 미(God Bless Me)’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서 잡히고, 빗맞은 타구도 야수가 잡아줬다”며 “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KK(김광현의 별명)가 등판하면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생겼으면 좋겠다. 신인왕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의 바람대로 그가 등판한 5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4승 1패를 올렸다.

한편 메이저리그 신인상을 받은 아시아 선수는 지금까지 일본 선수 4명 뿐이다.

한국 선수가 신인왕을 받은 적은 없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저스에서 뛰던 2013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10점을 받아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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